"하나님! 유느님! 치느님!"

[ Y칼럼 ] 박경돈 청년 ②

박경돈 청년
2023년 01월 09일(월) 16:29
박경돈 청년.
지난 12월, '2022 SBS 연예대상'으로 국민MC 유재석이 선정되었다. 총 19번째 대상으로 관련된 소식이 뜨겁다. 특별히 해당 소식들의 반응을 보면 '유느님'이라는 표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느님'은 '하느님'과 '유재석'의 합성어로 유재석에 대한 큰 칭찬의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느님'이라는 표현은 어느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선보인 사람이나, 상대에 대한 존경의 뉘앙스를 담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사람 이외에도 치킨을 '치느님'이라 부르기도 하며, 또 다른 표현으로 박지성 선수를 '갓지성'과 같이 대상 앞에 '갓(GOD)-'을 붙여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표현을 '종교적 표현의 친근함'이나, 소위 말하는 '센스 있는 표현'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아쉬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하나님에 대한 표현뿐 아니라, 기독교의 핵심가치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진리', '복음', '지저스' 등과 같은 표현들이 빠른 속도로 가벼워지고 있다. '월드컵엔 치킨이 진리다', '(가벼운 좋은 소식에) 복음이네!' 등과 같은 표현이 이젠 낯설지 않다.

H.S 밀러의 저서 『Genneral Biblical Introduction』(p184-185)에 의하면 "과거 유대인들은 성서를 필사할 때 '엘로힘(하나님)'을 기록할 때마다 펜을 닦고 필사해야 하며, 반드시 거룩한 이름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온 몸을 씻어야 했다"라고 말한다. 비록 문자이지만, 그 만큼 하나님에 대한 표현에 충분한 가치를 담으려 노력해 왔었다.

하지만, 과거부터 오랜 시간 쌓아온 의미있는 표현들이, 최근에는 불과 1~2년이면, 너무 쉽게 새털같이 가벼워져 버리곤 한다.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 말한다. 우리는 말하는 대로 생각하고, 생각하는 대로 말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를 보면, 하나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나의 삶 속에, 나의 언어 속에 계신 하나님을 볼 때 '유느님', '치느님'과 함께 계시며, 가벼워진 '진리'라는 단어에 힘들게 의미를 담아 말씀을 선포하고 계신다. 다시금 내 삶 속에, 내 언어 속에, 오직 영광 받으시는 하나님이 되시도록 말과 생각을 정돈하며 한 해를 시작했으면 한다.

박경돈 청년 / 높은뜻광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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