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겨울, 난민 여성과 아이들은 더 배고파

월드비전 '혹독한 추위 속의 난민 보고서' 출간
컴패션, '식량안보 보고서' 발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3년 01월 01일(일) 08:40
월드비전이 '혹독한 추위 속의 난민'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은 내년 개발도상국의 식량 불안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성 난민과 아이들은 혹독한 겨울 추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극심한 식량불안으로 영양실조를 앓고 있었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이 중동지역 난민 여성 가장들의 취약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보고서 '혹독한 추위 속의 난민(Out in the Cold)'에 따르면 여성이 가장 역할을 하는 가구들은 음식 소비를 줄이고, 전례 없는 수준의 부채 부담을 떠안고 있으며 미성년 자녀들을 아동 노동과 조혼의 위험에 내몰고 있다. 또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한파 속에서 식량과 난방용품 구입 중 하나를 선택하는 대신 최후 수단의 난방 방법을 택함으로써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월드비전은 우크라이나,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란을 오거나 해당 국가 내에서 고향을 떠나 살고 있는 실향민 여성 가장들이 혹독한 겨울 추위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고 있으며 가구주의 성별이 가구의 취약성을 어떻게 악화시킬 수 있는지 초점 집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여성 세대주 가정은 생필품과 겨울철 필요한 난방용품과 같은 필수품의 가격 상승,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으로 다른 취약계층 보다 더 큰 위험에 처해있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가장들은 교통 수단의 부재 등으로 특히 겨울에 의료시설의 접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료시설을 이용할 수 있더라도 의약품 부족과 의료 서비스의 높은 비용으로 이를 이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추운 날씨와 아이들에게 제공할 음식의 부족, 열악한 주거 환경 등으로 여성 가장들은 정신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되고 때때로 자녀들에게 신체적·정서적 폭력과 방임을 야기시킨다.

월드비전은 보고서를 통해 난민 및 국내실향민 여성 가장들을 우선적으로 그들이 가족을 부양하고 혹한기를 나기 위한 현금 지원을 제공할 것을 권고했으며, 현금 지원 외에도 친환경 고체연료 및 난방용품 지원, 방한 의류와 담요 지원 등 즉각적인 방한 대책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 리서치팀이 발표한 '컴패션 식량안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게 27개 컴패션 수혜국 중 식량불안이 높은 22개국의 식량 불안 인구는 현재 2억 2100만명에서 내년 6월 2억 4200만명으로 약 9.5% 증가할 전망이다. 식량 불안은 적당한 가격의 영양가 있는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컴패션이 선정한 식량 불안이 높은 수혜국 22국은 가나, 과테말라, 니카라과, 도미니카공화국, 르완다, 말라위, 방글라데시, 볼리비아, 부르키나파소, 스리랑카, 아이티, 에콰도르, 에티오피아,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우간다, 인도네시아, 케냐, 콜롬비아, 탄자니아, 토고, 페루 등이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아이티는 인구의 67%가량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수년간 시민의 안전을 위협해 온 조직폭력단의 불법 행위가 최근 더욱 심해지면서 식량 위기를 고조시켰다.부르키나파소는 2016년 이후 계속된 테러 위협으로 치안 불안과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9월 이브라힘 트라오레 대위가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식량 불안율은 60%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내부 분열이 심각해 개선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간다와 에티오피아 등이 속한 아프리카 북동부 지역은 유례없는 다섯 번째 가뭄으로 심각한 식량위기에 직면했다. 남아시아에 속한 스리랑카는 정치적 불안과 물가 상승으로 시장에서 음식을 찾아보기 상황에 처했다. 스리랑카에서 급성 영양실조를 앓고 있는 5세 미만 어린이 비율은 15%로 컴패션 수혜국 가운데 가장 높다.

컴패션은 자체 재난대응팀을 구성해 어린이 영양실조 비율이 높고 식량 접근성이 낮은 국가를 우선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시드니 무이쇼 국제컴패션 최고 프로그램 책임자는 "가난에 처한 어린이들은 식량 위기에 특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식량 위기는 영양실조 등으로 인한 질병의 취약성을 높일 뿐 아니라 교육의 기회를 빼앗고 일부는 가정의 생계유지 목적을 위해 조혼으로 내몰리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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