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류대로'의 가족관계

[ 가정예배 ] 2023년 1월 14일 드리는 가정예배

강명희 목사
2023년 01월 14일(토) 00:10

강명희 목사

▶본문 : 창세기 1장 24~28절

▶찬송 : 200장



새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달라지고 발전되기를 소망하며 새 출발을 시도한다. 그러나 바쁘게 돌아가는 일정을 감당하다 보면 삶의 굴레에 매여 이제까지 살아온 것과 비슷하게 살아가고, 무언가 변화시키려던 의지는 희미해지고, 연말에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자책하기도 하고 낙심하기도 한다. 삶의 변화란 돌이켜보면 엄청난 결과가 확실히 드러나지만 그 진행과정 중에서는 좀처럼 결실의 맛을 느끼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의 가정들이 '믿음의 의식'을 가지고 한 걸음씩 변화를 이루어가려는 시도를 멈추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가족공동체 안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서로 하나가 되기 어려운 두 세대가 살고 있고, 이들은 앞으로도 함께 하며 하나가 되기를 지향해야 한다. 한 집단은 소위 '나 때는'을 말할 수밖에 없는 부모들이며, 다른 한 집단은 사회학적으로 모바일 세대로서 자기주장이 분명한 MZ세대다. 근본적으로 부모들은 자녀들을 '금쪽이'로 소중히 여기고, 자녀들도 부모님들이 생활전선에서 고생하신다는 것을 알고 고마워한다. 그러나 믿음의 가정에서도 부모와 자녀들이 서로 가까이 다가가기에는 서로 부딪히는 게 너무 많고 심지어 서로 상처를 주고받을 때가 많다. 왜 그럴까?

오늘 말씀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너무 익숙한 말씀이다. 하나님 형상대로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생육하고 번성하라고 말씀하신 내용을 쉽게 떠올린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창조 원리 또는 창조 방식이 무엇이라고 말씀하실까? 바로 '종류대로'이다. 이 표현이 창세기 1장 11절, 12절, 21절, 22절에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종류'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을 뿐이지, 2절에서 땅이 혼돈한 상태에서 '빛과 어둠'을 나누시고,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누시고, 뭍과 모인 물을 땅과 하늘로 구분하시고, 큰 광명체와 작은 광명체를 만드신 창조의 과정이 모두 종류대로임을 말해 준다.

즉, '종류대로' 창조하심은 창조의 풍성함과 온전함을 나타내시는 하나님의 권능이며 은혜이다. 따라서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심도 하나님의 창조의 풍성함을 나타내는 '종류대로'의 창조방식을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자와 여자만이 아니라, 더 나아가 그들의 후손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종류가 다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사회에서는 MZ세대가 자기 의사가 분명해서 그것이 그들의 장점이라고 말하지만 가정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부모들의 걱정거리가 되고, 그 때문에 오히려 대화가 단절될 수도 있다. 올해의 출발선에서 믿음의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향하여 "아! 그렇지. 우린 종류가 다르지"라며 일단 걱정하는 마음을 접어두고, 말씀에 의지하여 서로를 인정하면서 공통의 출발점을 만들어가면 좋겠다. 서툴지만 그런 시도가 서로에게 보일 때 당장은 아무런 변화를 느끼지 못할지라도 어느 날 작지만 아름다운 결실로 주어지리라 믿는다.



오늘의 기도

부모와 자녀가 한 걸음 물러서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함으로 믿음 안에서 새롭게 하나 됨의 복을 누리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강명희 목사/브니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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