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으로 유럽 교회 및 난민, 추위에 '꽁꽁'

실내 평균 온도 낮추고, 예배는 공간이 작은 교육관에서
우크라이나 현지 교회는 극심한 추위 겪고 있어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12월 28일(수) 19:24
우크라이나 현지 교회의 교인들이 예배 후 차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김대오 선교사
집안에서도 추위를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현지인 /사진제공 김대오 선교사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 차질로 에너지 가격 천정부지 치솟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가스 공급 차질로 겨울을 맞은 유럽 전역이 에너지 공급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럽의 우크라이나 난민들과 선교사들도 추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최근 유럽선교회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과 선교지 재건을 위한 특별위원회'에 지원한 금액 중 일부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기세가 치솟아 고통을 겪고 있는 현지 교회 및 선교사들에게 난방비와 전기료를 지원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에 유럽선교회는 회의를 통해 소속 선교사 80가정을 대상으로 겨울난방비 지원을 결의했고, 지원 신청을 한 65가정에 대해 한 가정에 200유로를 지원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교회 예배 모습 /사진제공 김대오 선교사
유럽선교회 특별위원회 위원장 허승우 선교사(독일)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상된 유럽 국가들의 난방비와 전기료를 예장 총회 사회봉사부가 지원해주어 큰 위로가 되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현재 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량 감소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아 각 교회마다 난방비 절약을 위해 고군분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승우 선교사는 "우리 교회가 예배 드리는 바이에른 뉘른베르크의 교회는 교회 실내 온도를 12℃로 유지하기로 결의하고 담요을 구입하기로 했다. 나아가 내년 1월부터는 난방비 절약을 위해 본당이 아닌 교육관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며,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마음 아프지만 큰 예배당을 50~60명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난방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현재 독일에서는 가스비 상승은 물론, 기름값 또한 2배가 올라 모든 교회들이 이와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과 이웃한 체코도 상황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체코 이종실 선교사는 "예장 총회와 에큐메니칼 동역 관계인 체코형제복음교회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체코에 일시적으로 들어온 난민 35만 명 가운데 200여 지역교회들이 2000여 명의 난민들을 섬기고 있다"며, "그러나 전쟁이 예상외로 장기화되고 에너지를 비롯한 경제 분야로 그 여파가 번져가면서, 에너지 비용이 폭등하고 있고, 우크라이나 안의 전기와 수도 등 사회 인프라 폭격으로 파괴되어 영하의 겨울 추위를 견딜 수 없어 2차로 난민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해 기관들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본보에 소식을 전해왔다.

체코형제복음교회는 최근 수 년 간 체코 내 기독교의 교세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들어오게 된 우크라이나 난민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오히려 침체되어 있던 교회들이 활기를 띄게 됐다고 한다.

이 선교사는 "전쟁이 예상외로 장기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전기 발전기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하여 사회기반 시설이 파괴되어 고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발전기 기술이 뛰어난 체코가 생산하는 소형이지만 성능이 좋은 발전기들을 체코교회 봉사단체들이 구입을 해서 우크라이나 시골 마을들에 보내고 있다"고 현지 소식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선교회 회장 김대오 선교사는 우크라이나 현지 소식을 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선교사 6가정 중 2가정은 불가리아, 폴란드 등에서 난민 사역을 하고 있으며, 나머지 4가정은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교사들은 한국에 있는 선교사들은 매일 현지 교인들과 안부를 주고 받으며, 기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선교사는 "지난 10월 10일부터 러시아가 미사일공격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하여 전역에 감행하고 있기에 지금 우크라이나 성도들과 주민들은 공포와 추위로 떨고 있다"며, "미사일 공격으로 에너지 시설이 거의 파괴되어 가스, 전기, 물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라고 상황을 전했다.

김 선교사는 "특히 추운 겨울이 되어 이들에 대한 지원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사역자들은 전기가 없는 지하교회에 모여 새벽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가 음식물을 제공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현지인들은 추운 겨울에 깨어진 창문을 수리해야 하고, 또한 전기가 없어 발전기가 필요하고 가난한 이웃들에게 생필품을 공급해야 하는 등 정말로 필요한 것들이 많다. 그들과 함께 생활한 저는 그들의 상황이 너무도 눈에 선하기에 하나님께 기도할 뿐"이라며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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