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 부솔 시냇가에서 씻으라

[ 주간논단 ]

김정호 목사
2022년 12월 27일(화) 08:07
코로나로 인한 고통이 3년간이나 계속되고 있고 언제쯤 끝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신음하고 있다. 두려워하고, 앓고, 가난해지고, 관계가 깨어지고, 파산하며 죽어가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는 저수지의 물을 빼면 바닥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듯이 개인과 가정과 교회와 사회에 모든 곳이 적나라하게 밝혀질 것이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도 예배로 인하여 박해를 받았고 뚜렷한 매뉴얼이 부족해서 갈팡질팡하였고 지금도 여전하다. 코로나 방역 완화로 인하여 교회 생활이 어느 정도는 규제에서 풀려 자유로워졌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는 각각 다르다.

코로나 이전보다 예배 참석 성도의 수가 더 많아지고 헌금도 더 늘었다고 하는 너무나 꿈같이 부러운 교회도 있고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미소짓는 교회도 있고 대략 80% 정도라고 하기도 하고 반 토막 났다는 교회도 많다. 때로는 교회를 유지하기가 너무 어려운 교회도 있고 교회의 문을 닫은 교회도 들리는 소문에는 10% 정도가 된다고 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머지않아 명확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모든 교회와 목회자와 전 교인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도하며 최선을 다하였으나 받아든 현실의 성적표는 아픔과 후회가 압도적이다. 장기적인 코로나 상황에서의 예배도 다양해졌다. 교회에서 정해진 시간에 예배를 드리는 성도와 방송과 유튜브로 장소와 시간을 자유롭게 하거나 섬기는 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 영상물로 대체하거나 간헐적으로 예배를 드리거나 하물며 현장과 영상예배까지도 포기한 가난한 성도들이 있다.

현실의 상황은 이해할 수 있으나 종합적으로 많은 성도가 코로나 이전의 주일성수와 예배의 개념과는 점점 멀어져가고 변명하고 합리화하는 경향으로 급속히 전락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을 개인과 교회와 교단이 흐름을 막고 반전하기에는 너무 역부족임을 느끼게 되어 한국교회 전체가 대안을 마련하고 기도하고 협력하는 하나됨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 또한 처방과 수술의 시기를 놓치게 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두렵고 떨리는 그때가 올 수도 있다.

일제 강점기에 신사참배로 인해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끔찍한 고통을 당하였다. 박해 가운데서도 충성하면서 신앙과 교회를 지킨 목회자와 성도들이 있는가 하면 신사참배를 한 목회자와 성도들도 있었다. 그러나 해방 후에 이로 인하여 정죄하고 심판함으로 교회와 교단이 분열하는 아픔의 교회사도 있다.

코로나 이후에 책임 공방이 있게 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아픔과 분열과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한국교회의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 비난과 정죄는 금물이다. 이해와 포용과 하나됨이 있어야 모두가 살 수 있다.

다윗이 아말렉과의 싸움에서 빼앗겼던 가족과 재산을 다 회복하였다. 다윗의 군대 600명 가운데 400명은 끝까지 전쟁에 참여하였으나 피곤하고 다치고 연약한 200명은 브솔시내에 머물며 400명을 영접하였다. 전투에 나갔던 400명 가운데 일부가 200명에게 물건을 주지 말고 처자만 데리고 떠나라고 하였다. 또 다른 분열을 초래할 위험의 순간에 다윗은 용기를 내어 600명 모두에게 분깃을 동일하게 분배하여 비난과 정죄와 분열의 위기를 해결하였다(사무엘상 30:16~25).

아말렉과 같은 코로나로 인하여 분열과 갈등 위기에 있는 한국 교회가 함께 나누어 코로나의 모든 후유증을 부솔 시냇가에서 깨끗이 씻고 치료하여 힘있게 일어나는 역사가 있기를 기도한다.



김정호 목사 / 번동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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