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의 시스템화

[ 목양칼럼 ]

조용선 목사
2022년 12월 21일(수) 08:15
교회로 인해 지역사회와 이웃이 행복한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아름다움이 있는 '교제'(코이노니아)이고, '봉사'(디아코니아)이다. 초대교회 이후 디아코니아를 담당하는 '집사'(디아콘)는 봉사의 본을 보여주었다. 집사는 봉사하는 사람이다.

코로나로 인해 중단되었지만, 2009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동네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하는 샬롬학교를 운영했었다. 10시 30분부터 12시까지는 지역의 장년, 중·고등학생들이 와서 공연을 한다. 노래도 부르고, 악기도 연주하고, 건강 체조도 하고, 다양하다. 어르신들에게 어떤 자격도 요구하지 않는다. 종교가 무엇이든, 경제적 여유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와서 공연을 보고 식사를 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도 있는데, 사람이 그리워서 왔다고 한다. 혼자 집에서 밥을 먹는 것과 100명이 어울려 밥을 먹는 것이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오늘날 밥이 고픈 사람도 있지만, 정이 고픈 사람도 많다. 샬롬학교 소문을 듣고 설거지 봉사하러 오는 분도 생겼다.

처음에는 따뜻한 식사 공동체를 위해 시작했지만, 좀 더 시스템화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온무리자원봉사센터'를 만들어 서초자원봉사센터의 수요처로 등록을 하였다. 수요처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영리법인 신청서, 봉사센터 계획서 등을 준비해서 세무서에서 고유번호증을 발급받는다. 그리고 서울은 구청의 자원봉사센터에, 다른 도시는 시(市)자원봉사센터에 수요처로 등록하면 된다. 교회가 수요처로 등록하는 이유는, 교회 자체적으로 봉사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고, 봉사 시간을 부여해 줄 수 있는 권한이 생기기 때문이다. 샬롬학교에 봉사한 학생들이 '온무리자원봉사센터'를 통해서 '1365' 봉사 사이트에 올리고, 본인이 출력해서 학교에 봉사 실적으로 제출할 수 있다. 교회 다니지 않는 사람들이 교회 문턱을 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낯선 학생들이 교회에 와서 공연 봉사와 식당 봉사를 해 온 것이다.

교회가 대내외적으로 봉사하는 것이 봉사센터를 통해서 데이터로 드러났다. 서초자원봉사센터나 구청에서 교회가 하는 일을 알지 못했다가, 교회가 많은 봉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사실, 한국의 개신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를 많이 하고 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였다. 귀한 모습이긴 하지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세상이 알게 해야 한다.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실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을 감출 일이 아니다.

교회 인근의 통장들을 샬롬학교에 초대했다. 샬롬학교 진행하는 것을 보고, '이런 모임이 있는지 몰랐다. 내 관할 지역의 어르신들에게 알려야겠다'고 한다. 어떤 통장은 교회 근처에서 수십 년을 살았는데, 교회에 처음 들어왔다고 한다. 교회와 지역사회의 협력에 대해 대화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교회의 봉사로 인해 근시안적으로 몇 명을 전도할 수 있냐를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다. 신앙공동체 안에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것이 성도의 본분이다.



조용선 목사 / 온무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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