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참 좋다

[ 가정예배 ] 2022년 12월 21일 드리는 가정예배

강용일 목사
2022년 12월 21일(수) 00:10

강용일목사

▶본문 : 고린도후서 11장 28~33절

▶찬송 : 251장



교인들에게 성도의 자랑을 물으면 대개는 복 받은 것을 말한다. 그런데 그 내용이 세상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질병이 나아 건강해지고, 세상적으로 출세하고, 물질적으로 부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성도의 자랑이라면 신앙생활을 잘못한 것이다. 그러나 바울은 세상 사람들처럼 육신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보다 고난과 약함을 자랑하고 있다.

첫째, 바울은 고난을 자랑했다(28절). 고린도후서 11장에는 자신의 사도성을 입증하기 위한 사도 바울의 자랑들이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23절부터는 그리스도를 위해 받은 고난들을 말한다. 그에게 자랑거리가 없어서 그랬을까? 그는 로마 시민권자이고 당대 최고라는 가말리엘에게서 배웠다. 또 여러 교회를 개척하고 많은 업적을 남겼다. 자랑거리들이 수없이 많았다. 그런데도 바울은 그런 것들보다 자신의 고난을 말한다. 그 이유는 진정한 사도의 증표는 인간적인 자랑들이 아니라 주님을 위해 당하는 고난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요즘 시대에 그런 고난이 있겠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적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예수님 믿는다는 이유로 남편으로부터 정서적 학대를 당하는 아내들, 지역 사회의 복음전파를 위해 손해를 감내하는 이웃들, 믿음의 도를 지키다가 진급에서도 밀려난 직장인들, 이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을 위해 고난을 당한 사람들이다. 어쩌면 우리는 바울과 같이 주님을 위해 고난을 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길 바란다.

둘째, 바울은 약함을 자랑했다(30절). 지금 바울은 사도성을 변호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때 두려움에 빠져 광주리를 타고 도망친 내용은 그다지 적절한 이야기라 할 수 없다. 그러나 바울은 수치스러운 과거조차 당당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바울의 모습, 즉 약함을 자랑하는 모습이야 말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한 이력만을 부풀려 자랑한다. 학력과 감투 등을 열거하며 부끄러운 과거는 가리기에만 급급하다. 그러나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바울처럼 자신의 약점을 숨기려고 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함을 의지하지 말고 약함을 자랑함으로 주님을 높이는 성도가 되기를 바란다.

수십년 만에 동창회가 열렸다. 저마다 자기 자랑에 바쁘다. 돈 자랑, 자식 자랑, 아파트 자랑. 친구들의 자랑을 듣던 한 노인이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참 좋아서 어떤 때는 혼자 웃기도 해. 나는 내가 나인 것이 참 자랑스러워서 눈물짓곤 해. 나이가 들면서 더욱 그렇더라." 이 말이 끝나자 시끄럽던 동창회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바울은 고난을 자랑했다. 약함도 자랑했다. 고난 당하면 고난을 당하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이다. 그 있는 모습 그대로를 주님이 사랑하신다. 그러니 스스로를 조금 더 사랑해 주자. 왜냐면 우리는 예수님이 십자가 핏값으로 구원하실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기도

고난과 약함 중에도 스스로를 사랑하게 하시고, 이웃과 형제자매를 있는 모습 그대로 품어주는 사랑의 사람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강용일 목사/녹동중앙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