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서는 한국교회

[ 사설 ]

한국기독공보
2022년 12월 06일(화) 15:26
서해안 태안반도에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한지 15년이 지나 한국교회에 낭보가 전해졌다. 지난 11월 26일,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됐다는 소식이다. 이 기록물에는 한국교회봉사단이 소유한 기름유출 모습 사진과 유류사고 자원봉사 독려 및 참여안내 영상, 유류피해 복구지원 관련 각 교회 발송 협조 공문, 피해 주민 연결식 모습, 그리고 1만 교회 80만 성도들의 명단도 함께 등재됐다.

한국교회는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국난극복에 앞장서 왔다.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도 우리나라의 독립의지를 세계만방에 알렸던 3.1운동을 이끌었다. 3.1운동의 지도자들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이후에도 민주화운동과 평화통일운동에 기여한 한국교회의 역할 또한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12월 7일, 태안군 말리포 인근 해상에서 선박의 충돌로 여의도 면적적의 120배가 넘는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름 제거 작업에 동참한 자원봉사자만 123만여 명에 이르고 이 중에서 기독교인은 전체 자원봉사자 중의 3분의 2 이상인 80여 만명이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국교회는 '서해안 살리기 한국교회봉사단'을 조직하고 태안 현장에 캠프 11곳을 개소한 뒤, 한국교회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이처럼 한국교회는 태안반도에서 179일 동안 펼친 섬김과 봉사에 하나된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교회가 헌신적으로 봉사한 기록이 이번에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기념비적 사건이기에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펼쳤던 기독교인들의 자원봉사가 15년이 지난 오늘날 추락한 한국교회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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