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하고, 괜찮다!

[ Y칼럼 ] 최대환 ①

최대환 청년
2022년 12월 01일(목) 08:47
우리 시대는 많이 급하다. 앞으로는 더 급해질 것이 분명하다. 쫓아가지 못함은 도태된다는 강박으로 조여오고, 그러다 보면 우리(나)는 우리(나)에게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이로써 우리(나)는 우리가 아닌 다른 것(시대)에 집중하게 된다. 그 다른 것은 우리가 아니기에 뒤를 돌아볼 때면 '무엇을 하고 있었던 거지' 하며 한숨과 자책, 막막함에 우울과 다시 씨름하게 한다.

여기서 '충분합니다, 괜찮아요'라는 말은 '그저 당신은 당신으로서 충분하고, 괜찮습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급할 대로 급한 시대가 정해둔 기준, 가치가 아니어도 이 세상에서 당신은 당신으로서 유일하다는 사실이 얼마나 매력적인 사실 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커피 한 잔을 즐기는 것, 산책을 하고, 영화를 보는 것, 식물에 물을 주며 자라나는 과정에 행복해하는 모습. 걱정과 말이 많은 친구의 수다를 들어주는 것과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해 씻지도 못한 채 잠에 드는 것, 길에 떨어진 수많은 낙엽 가운데 한 잎을 주워 책에 꽂고 흐를 시간과 함께 다시 볼 기대를 하는 것, 구멍난 잠바를 수선집에 맡기는 일, 어딘가에서 우연히 흘러나오는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소개하는 것도, 쌓인 영수증들이 가득한 지갑을 정리하는 것도, 어이없는 쓰레기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고 버리는 것, 지나가는 강아지와 인사하고 쓰다듬는 것과 같은 사소한 일상들, 하지만 이 같은 사소한 일상은 사실 사소하지 않다.

왜냐하면 당신의 일상은 당신뿐이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나는 잠시 잊고 있었던 대체 불가하며 매력적인 크리스찬, 교회라는 사실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사소함 속 나를 찾아보며 사랑해 보자. 그저 나라는 사람(교회)은 어떤 환경과 상황, 관계, 중요한(타협 불가한)가치 속에서 살고 있는가?를 스스로 꼭꼭 씹어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앞, 옆, 뒤에 있는 사람(교회)들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하고, 위로하고, 사랑할 수 있는 연습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자신이 무너지지 않을 정도의 노력이면 충분하고 괜찮다. 이 또한 강박, 강요가 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교회가 모든 교회에게 말이다.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상이 정해둔, 기능적인 공동체의 모습 말고, 온전히 교회로서의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라면 기능보다 먼저,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바라봐줄 수 있는 교회가 되고 건강한 모습 안에서 차근차근 기능을 만들어 가는 것이 건강한 교회, 예수님께서 기뻐하실 천국 문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충분하다, 그리고 괜찮다 !

최대환 / 좋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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