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작은 빛

[ 포토에세이 ] 시티솔레(City Soleil) : 어둠 속의 작은 빛

홍우림
2022년 11월 30일(수) 10:00
한국기독공보를 통해 지난 2년 동안 전해온 시티 솔레(City Soleil)의 이야기의 마지막장이 되었다. 2017년부터 우연한 기회에 밟은 낯선 땅 아이티(Haiti)에서 선교사님과 그들의 다양한 사역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부족하나마 프레임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사진을 찍는 일이 업이 되면서부터 나는 이렇게 사진으로 이야기를 전할 때 마다 하는 말이 있다. "이건 모든 것은 일부분일 뿐입니다" 사진은 수많은 관찰 속에서 사진가가 선택한 장면을 제한적인 작은 35mm 카메라 프레임에 담는다. 때문에 사진을 찍는 것 자체가 주관적인 일이 될 수 밖에 없고 그러기에 더욱 무언가를 남기고 보여주는 일이 조심스럽다. 세상에는 사진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있고, 아이티에서도 역시 많은 사진작가들이 오고가며 이곳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했다. 모든 작가들에게는 저마다의 시선이 담겨있고 그들이 특별히 바라보고 관심을 가졌던 시선들이 사진에 녹아든다. 시티솔레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보았던 아이티의 사진들은 주로 어둡고 고통의 현장의 사진이 대부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장의 이야기는 과거도 지금도 그렇게 힘든 삶의 순간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시간동안 내가 바라보고 담고자 했던 것은 그 어둠 가운데서도 비추는 작은 빛들이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단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다. 가난과 폭력과 고통으로 억눌린 땅,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줄기 희망이 되는 빛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것은 모든 것의 일부분일 뿐이다. 프레임밖에 여전히 많이 남겨진 더 많은 이야기들, 지금도 총소리 가운데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늘도 진행 중이다. 긴 연재를 마치며 마지막 사진은 나의 마음의 희망과 염원이 담긴 사진으로 정했다. 아이들이 쓰레기와 돼지와 함께 있는 모습이 아닌 맑은 자연 속에서 순수하고 평온해 보이는 소와 함께하는 아이의 모습. 이 이미지가 내가 꿈꾸고 기도하며 이들이 맞이하길 희망하는 하나님의 나라이다.



홍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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