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위한 몸부림, 부흥에 모두 한 마음"

15일 중부권 제107회 총회주제세미나 개최, 구체적인 사례에 관심 쏟아져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11월 20일(일) 22:55
한국교회는 MZ세대와 함께 갈 수 있을까. 다음세대들이 교회를 떠나는 반갑지 않은 현실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지만, 교회를 외면하는 다음세대의 마음을 붙잡지 못했다. 교회가 다음세대를 위해 어떻게 사역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이순창) 제107회기 총회주제세미나가 침체된 한국교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부흥의 돌파구를 제시하는 구체적인 사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5일 수도권과 동부권에 이어 서원경교회(황순환 목사 시무)에서 중부권 총회주제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중부권 세미나에서는 증경총회장 김태영 목사(백양로교회)가 '예배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주제로 강연했고, 안후락 목사(한숲농아인교회)의 '전도로 이어지는 예배자의 삶', 이다솔 선교사(MPKC목회자&선교사 자녀 사역 단체 대표)의 '민지(MZ)야 놀자'가 이어졌다.

특히 이번 총회주제세미나에서 유일하게 4개 권역에서 주제강연을 맡은 이다솔 선교사의 '민지(MZ)야 놀자'는 중부지역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적을 알아야 백전백승이듯' 이다솔 선교사는 기성세대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MZ세대의 문화를 먼저 이해하고 "MZ의 언어로 말하고 예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세대는 '사흘'과 '나흘'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무식한 것"이라는 이 선교사는 사례로 '부흥'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MZ세대에게 '부흥'은 굉장히 추상적인 개념인데, 단기선교 주제가 '부흥케 하소서'라고 하면 청년들은 가치를 찾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또 "2002년 월드컵을 역사책에서 배우는 MZ세대들이 '한국전쟁 직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대한민국을 축복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공감할리 없고, 따라서 이 예배에서 가치를 찾아내지 못한다"면서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언어가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복음을 전한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방식도 도구도 시대도 사람도 모두 변한다"는 이 선교사는 "다음 세대는 가치있는 일이라면 자신의 주머니를 터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면서 "교회는 예배 속에서 다음 세대들이 가치를 찾도록 만들어 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세대는 명분이나 구색이 아니라 가치가 있고 필요한 일이란 확신이 들었을 때 사역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실례로 아프리카 청소년 세례식과 빈민마을 우물 프로젝트 진행 당시, SNS채널에 선교의 분명한 목적과 취지에 대해 소개했을 때 이 사역에 공감한 MZ세대들이 5000원부터 1만원, 2만원씩 '소총 부대'로 참여해 이틀만에 예상금액보다 2배 이상 넘는 후원금을 모금했다.

삶을 예배처럼, 예배를 삶처럼, 예배와 삶의 구분 없이 모든 것을 예수님 대하듯 대하며 살아가는 것이 '전도'라는 한숲농아인교회 안후락 목사의 '전도로 이어지는 예배자의 삶' 주제강연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숲농아인교회는 청각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목적으로 '수화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수화식당은 청각장애인들의 안정된 생활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식당이었지만 전도와 회복이 시작되는 장소로 자리를 잡았다.

안후락 목사는 "교회를 떠났던 청각장애인들이 스스로 재등록하고 일자리가 없어 타지역으로 떠났던 청각장애인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교회에 온다"면서 "청각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비장애인들이 교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교회에 등록하거나 자주 오시는 단골들은 자연스레 복음에 대한 저항이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수화식당은 한국장애인공단과 MOU를 맺고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인증받았으며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포스코에 도시락을 납품하면서 인지도가 더 상승했으며 총회 개척교회사례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총회 주제세미나 이후 총회 임원들은 노회 임원들과 좌담회를 갖고 총회 정책 및 전도 활성화를 위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순창 총회장은 먼저 "중부권 지역 노회가 가장 적극적으로 세미나에 참여해 주셨다"면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교회 부흥의 역사를 기대하며 강의에 집중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이 총회장은 "하루에 93명 씩 성도들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일단 무엇이든 해보자는 생각으로 이번 세미나를 시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노회장들은 "이번 주제세미나 이후 전국교회가 주제강연을 공유하고 전도 활성화에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총회가 분명한 프로젝트로 대안을 모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순창 총회장도 "전도를 가장 많이 하는 노회에 승합차 한 대를 선물로 주기로 했다"면서 "영혼구원이 얼마나 중요한데 우리는 포기해서는 안된다. 총회적으로 전도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으니 노회가 적극적으로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좌담회에서는 농촌교회의 상황을 고려해 담임목사의 시무 연장을 3년에서 5년으로 개정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이날 노회장들은 "농촌교회 교인이 줄어들고 폐당회가 되면서 폐당회된 위임목사는 임시목사로 3년마다 연임청원을 해야한다"면서 "그러나 농촌에서 사역할 목회자도 많지 않은데 관계문제로 연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목회자와 가족들, 성도들까지 상처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대해 오는 제108회 총회에 '목회자연임청원권'을 헌의하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관계된 노회가 연대해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 밖에도 △총회 정책 결정 시 노회 임원들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소통해 의견을 반영할 것 △과도한 여비 지출에 대해 총회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것 △신학교에서 전도사들에게 반드시 총회 공과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 줄 것 △동성애·차별금지법 반대 서명운동을 총회가 강력하게 전개할 것△서류 양식(예를 들어 청빙, 청원 등)을 총회에서 통일해 줄 것 △총회주일헌금에 대한 안내를 위한 홍보자료 보급 △주제세미나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줄 것 △교회 상생에 관한 정책 필요 △교회 근처 개척 제동 등의 요청이 있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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