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 가정예배 ] 2022년 11월 29일 드리는 가정예배

홍주형 목사
2022년 11월 29일(화) 00:10

홍주형 목사

▶본문 : 출애굽기 3장 1~5절

▶찬송 : 413장



오늘 본문은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부름을 받는 장면이다. 모세의 인생은 40세를 전후로 변곡점을 찾아볼 수 있다. 모세의 생애 첫 단계는 출생에서 40세 이전까지이다. 이 시기는 인간의 성장기, 곧 성장과 훈련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모세가 태어날 시기 이집트의 파라오는 히브리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고 경계해서 히브리 남자 아기들을 모두 강물에 던지라고 명령을 내렸다. 모세의 부모는 바구니에 담아 강물에 띄워 보냈다. 그걸 이집트의 공주가 건져내었고 이때 누이의 지혜로 어머니가 유모의 역할로 함께 성에 들어가 바로의 왕궁에서 자랐다. 이집트의 최고의 학문과 기술을 익힌 것이다.

그렇게 자라난 모세는 40세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그가 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사실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그것은 그의 동족에 대한 인식, 곧 민족의식이다. 어느 날 히브리 사람이 이집트 사람에게 학대당하는 것을 보고, 이집트 사람을 쳐서 죽였다. 의로운 분노와 동족을 향한 연민이다. 자신이 배우고 익힌 지혜와 능력을 학대받는 동족을 위해 쓴 것이다. 그런데 그는 실패했다. 애굽 사람들은 그의 적이 되었고, 심지어 그의 동족들조차 그를 피하고 거절했다. 모세는 광야로 도피했다. 광야에서 나그네처럼 떠돌던 모세는 거기서 결혼하고 자식 낳고 양 떼를 돌보면서 평범한 일상을 꾸려갔다.

그렇게 광야에서 40년을 보내다 어느 날 불타는 가시나무 떨기 불길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네가 서 있는 땅은 거룩한 땅이니, 네 신을 벗으라고 말씀하신다(5절). 모세는 하나님 앞에 서기 전에 먼저 그의 신발을 벗어야 했다. 신을 벗는다는 것은 철저한 무장해제를 뜻한다. 맨발은 하나님 앞에서의 철저한 자기부정을 말한다. 청년들이 취업할 때 '이력서(履歷書)'를 쓴다. '이(履)'는 '신'을 뜻하는 단어로, 직역하면 '내가 신을 신고 살아온 삶의 내력'을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신을 벗으라는 이유는 애굽에서 지금까지 배운 지식과 능력이다. 하나님의 사람은 자신이 경험하고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벗고서야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다. 나를 부정하고서야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소명을 따를 수 있다. 나를 주장하면서 하나님의 소명을 따를 길은 없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도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막8:34)라고 말씀하신다. 철저하게 깨어진 사람, 그래서 자기 자신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라야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하나님 앞에 서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신을 벗는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 지식, 욕망, 불안, 조급함을 내려놓는 것이다. 우리는 신을 벗고서야 하나님 앞에 설 수 있다. 신을 벗고 하나님의 부름을 들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오늘의기도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다고 하면서 신을 벗지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성찰하게 하시고, 신을 벗고 주님의 부름에 응답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홍주형 목사/장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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