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순간에 함께

[ 가정예배 ] 2022년 11월 21일 드리는 가정예배

박경호 목사
2022년 11월 21일(월) 00:10

박경호 목사

▶본문 : 욥기 2장 11~13절

▶찬송 : 412장



사람들은 살면서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을 때와 누군가를 위로해야 할 때, 이 두 가지 중 어느 상황이 더 많을까? 나의 경우를 보면 누군가를 위로해야 할 상황이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그것은 아마도 목사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누군가를 위로할 때 가장 많이 드는 고민은 '무슨 말로 위로할까?'라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어렵고 힘들었을 때 어떤 말이 나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었을까? '돌이켜보면 그다지 기억에 남는 말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누가 나와 함께 있었느냐 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던 순간은 여러 위로의 말보다 누군가가 나와 함께 있었던 시간이다.

오늘 성경 본문을 보면 욥과 욥의 세 친구가 등장한다. 욥의 세 친구들은 욥이 모든 재앙을 받아 힘들어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위문하고 위로하려 찾아왔다. "눈을 들어 멀리 보매 그가 용인 줄 알기 어렵게 되었으므로 그들이 일제히 소리 질러 울며 각각 자기의 겉옷을 찢고 하늘을 향하여 티끌을 날려 자기 머리에 뿌리고 밤낮 칠일 동안 그와 함께 땅에 앉았으나 욥의 고통이 심함을 보므로 그에게 한마디도 말하는 자가 없었더라"(12~13절)라고 그때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었던 욥에게 욥의 세 친구들은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고 그와 함께 칠일 동안 머물렀다. 욥에게 있어서 가장 위로의 시간이 이때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근거는 바로 뒤에 이어지는 욥과 세 친구들의 대화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욥의 세 친구들이 입을 열어 욥을 위로하기 시작했을 때 그 말들은 욥에게 위로가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욥과의 갈등이 심해지는 상황으로 치닫게 되는 근거가 되었다. 그것은 욥의 세 친구들의 위로의 말이 욥에게는 위로로 들리지 않고 욥의 잘못을 지적하는 말로 듣게 된 것이다.

욥과 욥의 세 친구와의 대화에서 보듯이, 우리도 누군가를 위로한다고 내뱉은 말이 상대방에게 위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픔과 오해를 불러일으킬 때가 있다. 그 누군가가 고통의 순간에 놓여 있을 때 어떤 말로 위로할까 라는 것보다 고통의 순간에 우리가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이 그들에게 더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까지 여러 참사로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다. 그리고 생명을 잃은 가족들이 슬퍼하고 아파하는 모습을 우리는 보아왔다. 그때마다 한국 교회에서는 여러 목소리를 내어 왔다. 그 목소리들이 때로는 고통을 겪는 자들에게 위로가 아니라 아픔과 슬픔을 가중시켰던 순간들이 많았다. 이럴 때 한국교회는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 고통과 슬픔을 당하고 있는 그들의 곁에서 어떤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 고통을 겪는 자들의 곁에 하나님께서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



오늘의기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을 위로하여주시고 그 아픔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박경호 목사/광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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