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와 신학의 두 기둥

[ 목양칼럼 ]

박귀환 목사
2022년 11월 09일(수) 08:22
모태(母胎)신앙으로 고신교단의 고향교회를 다녔기에 형님이 먼저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고신교단 목사가 되었다. 우여곡절 끝에 늦게나마 신대원에 가려니 어머니 권사님은 형제가 당연히 같은 교단 목사가 되기를 원하여 필자도 고려신학대학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거기서 만난 목회와 신학의 첫 번째 기둥은 '코람 데오'(Coram Deo)였다. "하나님 앞에서 신전의식을 갖자"는 뜻이다. 거룩함의 신학과 목회를 향한 모토였다. 실제로 고려신학대학원에서는 매일 교수와 학생들이 전원 채플을 통하여 경건 훈련을 강조하였다.

장로회신학대학원으로 전학을 하여 만난 목회와 신학의 두 번째 기둥은 '솔리 데오 글로리아'(Soli Deo Gloria)였다.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살라"는 뜻이다.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는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경건과 학문의 훈련을 강조하였다. 광나루 언덕에 세워진 순교자 주기철 목사 기념비 앞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삶과 목회를 다짐하던 일이 눈에 선하다.

'코람 데오'와 '솔리 데오 글로리아'는 나의 인생 여정에서 '거룩과 영광에로의 초대'를 가슴에 새기며 목회와 신학의 두 기둥이 되었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거룩'은 거듭난 인간, 성숙한 신자,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이루는 천국 시민의 기본이다. 신앙생활의 목표는 행복이 아니라 거룩함이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실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거룩'과 '영광'이 목회와 신학의 두 기둥으로 역사할 때 성령의 기름부으심을 통하여 말씀과 성령의 능력을 겸비한 주의 종으로 하나님 나라 구현을 이루어 나갈 것이다. 목회현장에서 '거룩과 영광'이라는 화두를 목회와 신학의 두 기둥으로 삼고 실천할 때 진정한 목양이 이루어 질 수 있었다.

우리 교회에는 코람데오 광장과 글로리아 광장이 있다. 코람데오 광장에는 세 개의 십자가가 바위 위에 세워져 있어서 오고 가는 모든 성도들이 보게 된다. 필자도 늘 그 세 개의 십자가 앞에서 거룩을 묵상한다. 하나님 앞에서 진실한가? 어느 쪽 강도인가? 내가 매달려야 할 십자가는 어떤 것일까? 하나님과 교회와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을 신앙 생활과 생활 신앙을 하고 있는가? 날마다 스스로에게 '앙불괴어천 부불작어인'(仰不愧於天 俯不작於人)을 되묻고 있다. 곧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는가? 사람들을 굽어보아 욕됨이 없는가?' 오늘도 코람데오 광장의 벤치에 앉아 세 개의 십자가를 마주하며 윤동주 시인의 서시(序詩)를 신독(愼獨) 해 본다.

가을의 낙엽이 흩날리는 글로리아 언덕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며 하나님의 영광을 묵상해 본다. 요한복음 17장 1절에서 예수님은 "아들을 영화롭게 하사 아들로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게 하옵소서" 라고 기도를 하셨다. 나를 영화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나로 말미암아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를 소원한다.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목양(牧羊)을 위한 선한 목자의 목장(牧場)에 '거룩'과 '영광'의 두 기둥이 우뚝 세워지기를 간구한다. 코람 데오, 솔리 데오 글로리아!



박귀환 목사 / 생명샘동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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