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유가족, 경제활동 늘어도 최저임금...고된 삶 여전해

총회 도농사회처, 목회자유가족협의회 주관 '제2차 목회자 유가족 생활 실태조사' 결과 발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10월 21일(금) 18:03
목회자 유가족의 소득은 15년 전보다 증가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최저생계비 기준보다 낮았고, 경제활동은 늘었지만 저임금과 불안정한 직업환경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이순창) 도농사회처(총무:오상열)가 지난 20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4층 소망실에서 발표한 '2022년 목회자 유가족 생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152만3363원으로 2022년 2인 가구 최저 생계비(195만6051원)보다 43만2688원이 더 적었으며, 경제활동은 하지만 '저임금'(32.8%)과 '불안정한 일자리'(20.9%) 등으로 직장 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총회는 지난 2007년 '제1차 목회자유가족 생활실태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지난 7월 제주에서 열린 '목회자유가족협의회 수련회'에서 유가족 120여 명을 대상으로 15년만에 '제 2차 실태조사'를 진행했으며 글로벌디아코니아센터 류성환 목사가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의하면 2007년 가구 평균 소득 80만9600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2배 이상의 소득이 향상됐다. 부채 부담도 줄었다. 2007년 60.6%(43명)가 '부채가 있다'고 응답한 반면 올해는 33.7%(34명)만 부채가 있다고 답했다. 부채 비율이 낮아지면서 경제적인 부담도 적어진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동도 증가했다. 응답자 101명 중 63.3%(64명)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었다. 2007년 응답자 105명 중 65.7%인 69명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것과 상반된 결과다.

경제활동의 증가는 전체적으로 소득증가와 부채감소의 결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목회자 사별 후 갑작스럽게 경제활동에 뛰어들면서 경력과 사회생활에 미숙해 안정적이고 소득이 좋은 직종을 찾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목회자 부인의 직업군을 살펴보면 일용직 26.4%(19명) 요양보호사 13.9%(10명) 사무직 12.5%(9명) 단순노무직 9.7%(7명) 가사도우미 4.2%(3명) 기타 순으로 2007년에 비해 경제활동은 증가했지만 직업의 유형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응답자의 53.7%가 "저임금과 불안전한 고용관계로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2007년에 비해 소득이 배 이상 증가했지만 여전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황이다. 2022년 조사에서 1인 가구 중 중위소득 이상은 12.8%(6명)에 불과하며, 중위소득 이하 55.3%(26명),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기초생활수급기준에 해당하는 응답자도 31.9%(15명)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한편 목회자 부인의 '호칭'에 대해 응답자의 67%가 (출석하는)교회에서 '사모'로 불려지길 원하는 반면 현재 '사모'의 호칭을 받고 있는 경우는 29.8%(34명)에 그쳤으며, 권사 25.4%(29명) 집사 12.3%(14명) 순이며, 기타로 전도사 목사 성도 등이라는 응답도 32.5%(37명)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2007년보다 목회자 부인의 평균나이가 3.97세 상향된 65.59세이며 만 60세 미만은 22.7%(27명)로 2007년 42.6%(46명)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자녀의 독립으로 '혼자산다'는 1인 가구도 응답자 117명 중 64명(54.7%)이 응답했다. 2007년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했던 4인 가구는 36.2%에서 현재 7.7%로 줄어들었다.

목유협 김경애 회장은 "홀사모가 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사랑하는 배우자를 잃은 슬픔과 다른 한편으로는 신앙으로 하나되어 하나님의 뜻을 묻고 의지하는 목회자를 잃게 되는 황망함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면서 "15년 전 슬픔을 함께 나누고 아픔을 준비하면서 내일을 준비하기 위해 목유협이 출범했고 이제 15년의 시간이 흐른 후에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앞으로 준비해 나가야 할 과제들을 살피기 위해 이번 실태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총회 도농사회처 오상열 총무는 "실태조사가 단순히 조사로만 끝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목회자 유가족의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여 함께 협력하고 연대해 나갈 방안을 모색하고 후속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목유협은 총회 사회봉사부 산하단체로 재직 중 별세한 예장 총회 목회자 부인들의 모임으로 11개 지역별 지지모임이 운영되며 현재 140여 명이 회원들이 가입되어 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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