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되어 있는 존재들

[ Y칼럼 ] 신하진 청년 ④

신하진 청년
2022년 10월 26일(수) 14:27
최근 교회 공부 모임에서 교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교리라는 것은 나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깊이 생각해볼 것 없이 무조건적으로 믿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교회에서 청년들과 함께 교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교리가 잘 와닿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청년이 나뿐인 것은 아니었다. 그 중 원죄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이전에는 태어나자마자 누구든 가지게 되는 죄라는 개념이 우리를 지나치게 움츠러들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살아가면서 죄를 짓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필연적으로 세상을 살아가기 시작할 때부터 죄가 있다는 것은 다른 교리와 마찬가지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함께 이야기를 할수록 점점 우리가 '원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른 의미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 세계에서 다른 존재를 착취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감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음식 하나를 먹더라도 그것이 잔인한 방식으로 어떤 생명을 사육하여 나온 살과 피라면, 누군가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만들어진 것이라면, 유통되는 과정에서 지구를 파괴하는 요소가 있었다면 우리는 다른 존재를 착취한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가부장제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모두 가부장적인 구조 안에서 그것을 자연스러운 것이라 배우며 자라왔다.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여 재배한 것들을 다른 누군가는 아주 싼 값에 사 먹을 수 있다.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나의 오만함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진공 상태에 있지 않다는 것을, 세상이 우리에게 수많은 죄를 가르치며 갓 태어난 아기가 살아갈 세상은 죄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로지 나의 힘과 노력만으로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은 착각이었다.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그러나 평등하게 살아가지 못하며 다른 존재를 딛고 서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연대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함께 손잡고 연대하는 우리가 되기를 바란다. 작은 행동이 한번에 큰 것을 바꾸지 못한다고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신하진 청년 / 새민족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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