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 사라진 기독교영화, 기독교만의 콘텐츠로 승부해야

제7회 한국기독교영화제 개최. 수상작 이가영 감독의 '오 주님'
김상철, 스티븐 오 감독...관객과 소통하며 기독교영화의 미래 나눠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10월 17일(월) 08:15
충무로에서 기독교 영화가 사라진 것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부정적 이미지와도 관계가 있다는 의견이 눈길을 끈다.

지난 14일 세빛섬 FIC 플로팅 아일랜드 컨벤션에서 열린 제7회 한국기독교영화제(KCFF, Korea Christian Film Festival) 1부 섹션 '크리스찬 영화인의 삶'에서 김상철 감독은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한국교회와 목회자를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것과 충무로에서 기독교영화가 사라진 것은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충무로에서 주기철 목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죄없는 죄인'(1948년)부터 순교의 진정한 의미를 탐색하는 '순교자'(1965년), 손양원 목사의 일대기 '사랑의 원자탄'(1977년), '저 높은 곳을 향하여'(1981년) '낮은 데로 임하소서'(1982년) 등이 상영됐고 흥행했다. 특히 영화 '낮은 데로 임하소서'는 1983년 한국영화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했으며 대종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제자 옥한흠', '가나안 김용기',' 부활:그증거' 등을 연출한 김상철 감독은 "충무로에서 기독교 영화가 만들어지고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기독교적 메시지가 삶에 도전이 됐기 때문이었다"면서 "그러나 오늘날 충무로에서 기독교 영화가 배제되고 환대받지 못하게 된 것은 한국교회를 향한 사회적 신뢰도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상철 감독은 "기독교만의 콘텐츠를 생산해 내야 한다"면서 "콘텐츠가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특히 유튜브에 관심을 집중했다. "코로나19 이후 유튜브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기독교영화 키워드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는 김 감독는 "이미 각 세대의 미디어 이용이 동영상으로 넘어간 만큼 교회가 유튜브 등 미디어 플랫폼을 등질 수 없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시네마틱 웹드라마, 기독교 시트콤, 로드 다큐멘터리 등을 제작해 무료로 배포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앞서 스타워즈, 미션임파서블7, 블랙팬서, 아쿠아맨2 등을 촬영한 헐리우드 항공촬영 감독 스티븐 오가 크리스찬 영화인으로서 현장에서의 삶과 신앙의 균형 등에 대해 간증해 눈길을 끌었다. 스티븐 오 감독은 헐리우드 3대 감독으로 손꼽히며 이번 영화제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한편 '소망'을 주제로 개막한 이번 영화제에서는 이가영 감독의 '오, 주님'이대상에 선정됐다. 이가영 감독은 상금 200만 원과 헐리우드 영화 촬영지 탐방, 스티븐 오 감독과의 1:1 멘토링 프로그램 참여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밖에도 최우수상은 김신자 감독의 '아르바이트', 우수상은 서준호 감독의 다큐멘터리 '나무인생'이 수상했다.

영화제 개막작은 4기암 환자들의 투병기를 담은 이호경 감독의 '울지마 엄마'가 상영됐다.

최은숙 기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