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과 병원

[ 목양칼럼 ]

박재홍 목사
2022년 10월 19일(수) 08:15
예배 중에 많이 사용하는 단어와 예화를 정리했더니 첫 번째는 기본(基本), 두 번째는 퍼즐(puzzle), 세 번째는 종합병원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니라(히13:8)"라는 말씀에 근거한 '기본에 충실하자!'가 해마다 변하지 않는 교회의 표어이다.

신년특별기도회도 '기본에 충실한 삶!'이라는 주제로 매년 개인의 기본에 충실한 삶, 가정의 기본에 충실한 삶, 교회의 기본에 충실한 삶, 사회의 기본에 충실한 삶, 국가의 기본에 충실한 삶을 다루고, 주일에는 '기본에 충실한 삶 - 말씀, 기도, 교제, 선교, 순종'을 '십자가'로 요약정리하며 새로운 한 해도 기본에 충실하게 살아가기를 다짐한다. 그만큼 믿음의 기본은 바뀌지 않아야 하고, 또 언제나 잊지 말아야할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퍼즐이다. 2000피스 세계지도를 인터넷으로 구입하여 맞추기 시작했다. 가장 난관인 바다(ocean) 문제도 해결했는데, 미완성인 1999조각으로 끝을 맺었다. 마지막 2000번째의 한 조각을 아무리 찾아도 없었기 때문이다. 때로 예배의 자리에서 졸기만 하고, 차려놓은 밥상을 먹기만 하고, 불평불만이 입에 붙어 있는 조각을 만나기도 한다. 더 심한 경우 가시가 되어 찌르는 조각도 있지만, 어쨌든 변하지 않는 사실은 그 한 조각이 빠지면 퍼즐은 미완성이 되고 만다는 사실이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퍼즐을 맞추며 살아가는 인생길에서 - 바로 내 앞에 있는 퍼즐 한 조각이 어떤 자리에 들어갈지 또 완성 후에는 무슨 모양이 될지 아직 모른다. 때로는 같은 색의 바다 조각이어도 건너편 바다에 들어가는 것이기도 한다. 똑같은 말씀으로 어떤 이는 은혜로 받아 '아멘'하지만 다른 이는 시험에 빠져 얼굴을 붉힌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주님 오실 때까지 퍼즐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는 사실이다. 여전히 우리의 인생, 우리 교회는 퍼즐을 맞추는 과정 속에서 살아간다. 때로 귀찮게 여기며 '없으면 좋겠다' 싶은 조각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조각이 가장 중요한 '전체 퍼즐을 완성하는 마지막 한 조각'일 수 있음을 기억한다면 그 자리에 있는 한 조각이 얼마나 큰 감사인가!

다음은 종합병원이다. 병원에 있는 이들을 크게 구분하면 직원과 환자인데 - 직원은 의사, 간호사로 대변되는 의료진과 행정요원들, 그리고 환경위생과 식사를 담당하는 분들이 있고, 환자는 응급환자, 외래환자, 입원환자, 중환자들이 있다. 때로 응급실에 들어와 살려달라고 소리 지르는 이, 퇴원수속을 하는 이, 재활훈련을 받는 이, 의식 없이 누워있는 이도 있고, 이러한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도 있다.

교회는 영적 종합병원이다. 의료진인 교역자와 믿음의 식구들이 환자들이 새 몸을 입고 힘차게 일어서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곳곳에서 함께한다. 이제 막 병원 문을 열고 들어와 접수하고 있는 이도 있고, 중환자 상태에서 수술받기도 하고, 건강하게 퇴원하며 영원한 집으로 가는 이도 있지만,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언제나 교회는 응급비상대기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니 돕는 은혜를 힘입어 의사, 간호사, 조리사, 각종 기능사가 될 수 있음에 나는 정말 행복하다!



박재홍 목사 / 납읍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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