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만 믿으면 되지 꼭 교회에 나가야 하나요?

[ 친절한공보씨 ]

이진형 목사
2022년 10월 12일(수) 15:19
누군가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마음으로만 믿으면 되지 꼭 교회에 나가야 하나요?"
저도 그런 생각을 가끔 합니다. 어떤 일요일에 아침 일찍 일어나기 너무 힘들고 피곤해서 제가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교회에 꼭 나가야 되나? 그냥 집에서 마음으로 기도하고 예배하면 되지" 그랬더니 아내가 옆에서 말했습니다. "당신은 담임목사니까 나가야지요, 그리고 오늘 설교 해야잖아요" 그래서 피곤해도 어쩔 수 없이 나갔습니다.

만약 제가 담임목사도 아니고 설교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면 어땠을까요? 저는 그래도 나갔을 겁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고, 지금까지 안 나가도 될 확실한 이유를 아직 못 찾아서 그렇습니다.

코로나 시대에는 이런 일이 더 가능해졌습니다. 감염의 위험 때문에 집에서 TV나 스마트폰으로 예배를 보고, 헌금은 온라인 계좌로 송금하는 경험을 많은 분들이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힘들고 어려웠는데, 몇 번 해보니까 너무 편한 거죠. 그래서 코로나가 많이 완화가 되었는데도 교회에 안 나오는 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그 분들도 이런 생각을 할 겁니다.

"마음으로만 믿으면 되지 꼭 교회에 나가야 하나?"

그런데, 먼저 기독교는 마음의 종교가 아닙니다. 물론 마음으로 예수님을 진실하게 믿고, 마음을 담아서 기도하고, 마음으로부터 예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마음만 있다고 신앙생활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이 몸의 행동으로 나타나기를 바라십니다.

(롬12:1)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몸을 드린다는 말을 한자로 표현하면 '헌신'입니다. 하나님께 예배하고 신앙생활 한다는 것은 우리 자신을 하나님께 '헌신'하는 행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마음만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몸을 드리고, 구체적인 행위를 드리고, 우리의 삶 전체를 드리는 것을 기뻐하십니다. 예수님도 우리를 위해서 자신의 몸을 십자가에 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몸이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만약에 마음으로만 우리를 사랑하시고, 이 땅에 몸으로 오지 않으셨다면, 그리고 몸으로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믿음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교회에 나간다'는 말을 생각해보겠습니다. 만약에 교회가 식당이나 헬스클럽 같은 곳이라고 생각한다면, '교회에 나간다'는 말이 어울릴 겁니다.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으면 식당에 가지만, 집에서 먹어도 되면 굳이 식당에 가지 않아도 되겠죠. 아무튼 먹기만 하면 되니까요. 헬스클럽에 가면 운동을 해서 우리에게 유익이 있지만 요즘에는 집에서 운동하는 '홈트'가 유행입니다. 굳이 헬스클럽에 안 가도 운동이 가능합니다. 마찬가지로 교회가 나의 유익을 위해서 '나가는 곳'이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교회에 나가지 않고 나 혼자 예배하고 기도해도 만족스럽다면 안 나가도 되겠죠.

그런데 교회는 식당이나 헬스클럽처럼 나의 유익을 위해서 '나가는 곳'이 아닙니다. 교회는 '믿는 사람들의 공동체'입니다. 성경에서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했고, 자라간다고 표현했습니다. 서로 연결이 되어 있는 신앙공동체가 교회입니다. 다른 말로는 '하나님의 가족'입니다. 몸의 일부가 붙었다 떨어졌다 할 수는 없겠죠. 가족인데 집을 나갔다 들어왔다 할 수도 없습니다.

'마음으로만 믿으면 되지, 꼭 교회에 나가야 하는가?'라는 생각 밑에는 '신앙생활이란 나와 예수님과의 관계'라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신앙생활은 예수님과 나와의 관계만이 아니라, 예수님과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와의 관계입니다. 내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곧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가 되었다는 의미이고, 믿음의 공동체에 속했다는 말입니다. '교회에 나간다'는 표현보다 '교회로 세워져 간다'라는 표현이 성경적입니다.

부득이한 상황에서 몸이 멀리 떨어져 있는 성도들이라고 하더라도, 믿음의 공동체라는 인식이 있으면 교회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된다면 마음과 몸이 함께 만나서, 함께 기도하고 함께 예배하는 것이 성경적이고 건강한 교회로 세워져 가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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