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놓치면 '서운'해요

제19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프로듀서가 뽑은 영화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09월 25일(일) 22:56
제19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에서 '꼭' 봐야 하는 영화를 추천한다.

오는 10월 2일까지 '라이프(LIFE)'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서 조현기 프로듀서가 직접 꼽은 '놓치면 아쉬운'영화 4편을 소개한다.



1. 어느 무신론자의 영적 순례기: C.S 루이스 이야기

제19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개막작 '어느 무신론자의 영적 순례기: C.S 루이스 이야기'는 놓쳐서는 안될 첫번 째 영화다.

이 영화는 기독교 변증법의 대가 C.S 루이스의 생애를 다룬 다. C.S 루이스는 '나니아 연대기'를 쓴 현대 기독교 문학의 거장임에도 그를 전면에 내세운 전기영화는 거의 없다. 이 영화는 한때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무신론자였던 루이스가 어떻게 기독교인이 되었는지를 그의 고백과 함께 그가 살고 공부했던 옥스퍼드 대학과 집, 그리고 친구들 특히 반지의 제왕을 쓴 J.R.R 톨킨과의 논쟁을 통해서 주님의 복음을 받아들였는지 직접 보여준다. 에미상과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BAFTA)을 수상한 노먼 스톤 감독이 루이스의 회심을 다룬 '예기치 않은 기쁨'의 연극 버전을 영화화 한 작품이다.

조 피디는 "어머니를 여윈 9살 소년기부터 청년기를 지나 지성인으로서 살아가는 가운데 끊임없이 질문과 의문을 가졌던 무신론자 지성인이 마침내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며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복음에 담긴 지혜의 풍성함과 인격적으로 각 사람에게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오랫동안 다수의 루이스의 글을 번역해온 홍종락 번역가를 통해 루이스 특유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문장이 스크린에 펼쳐져 루이스의 작품을 사랑해온 독자들은 물론이거니와 기독교 신앙을 지성적으로 차분히 소개받고 싶은 이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특히, 그가 살았던 집에서 촬영한 점은 C.S 루이스 팬들을 더욱 설레게 할 거라며!



2. 머슴 바울

영화제 페막작 '머슴바울'은 영화의 주제를 담고 있다는 의미에서 묵직한 울림을 준다. '머슴바울'은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 '일사각오 주기철'등으로 꾸준하게 기독교 영화를 제작하고 연출한 권혁만 감독의 신작이다. 목사 머슴 출신의 김창식 목사와 제임스 홀 선교사의 기록을 바탕으로 사랑과 희생, 헌신의 주제를 뮤지컬 형식으로 기획한 영화다. 한국 기독교 최초의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1984년 평양을 배경으로 윌리엄 제임스 홀 선교사와 한국 최초 개신교 목사 김창식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그들의 빛나는 우정을 담았다.

서양인들이 조선 아이들을 유괴해 잡아먹는다는 괴소문에 격분해 직접 증거를 찾고자 올링거 선교사의 머슴이 된 김창식은 예상과 다른 올링거 부부의 친절과 베풂에 감화되고 그들이 건넨 성경에서 '산상수훈' 구절을 만나 삶이 바뀌게 된다. 이후 아펜젤러 선교사에게 세례를 받고 정식 교인이 된 김창식은 제임스 홀 선교사를 만나 평양 선교 사역에 동참하지만, 평양 기독교 박해사건과 청일전쟁으로 고난을 겪는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그는 선교사들로부터 '조선의 바울'이라 불리며 이후 조선인 최초의 목사가 된다. 정지현 음악감독이 감동적인 스토리와 조화롭게 이끌어낸 위트 있는 뮤지컬 넘버들과 김창식 목사의 삶을 진정성 있게 녹여낸 뮤지컬 배우 김영훈의 열연이 눈길을 끈다.



3. 내가 걷는 이유(As Far As I Can Walk)

스트라히냐와 그의 아내 아바부오는 전쟁으로 난민이 되어 조국인 가나를 떠나 독일로 간신히 피신했지만, 독일은 그들을 추방한다. 스트라히냐는 새로운 삶을 위해 지역 축구동호회에 들어가거나 적십자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난민 지위를 획득하려고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은 결실로 다가와 난민 지위를 얻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런던에서 여배우로 성공하길 원했던 그의 아내 아바부오의 삶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이었고 어느 날 아바부오는 스트라히냐가 잠든 사이 사라지고 만다. 스트라히냐는 이제 그가 생각했던 계획과 다른 경로로 이주하기 시작한다. 오직 그의 사랑 아바부오를 찾기 위해서 난민 루트를 찾아 걸으면서 관객들을 난민 루트로 안내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며 특별히 마련한 '전쟁과평화'섹션에 라인업 된 영화로 조 피디는 "스트라히냐는 아내 아바부오를 찾아낼까요? 만일 찾아냈다면 스트라히냐의 이야기는 그가 원하던대로 흘러갈까요?"라고 질문하며 한반도평화연구원과 공동으로 준비한 시네토크를 추천했다.

4. 브로커

키울 수 없는 여러 이유로 인해 어린 생명을 유기하는 부모들이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는 곳, 베이비 박스가 있다. 비가 많이 오던 어느 밤, '상현'과 '동수'는 그 베이비 박스에 방금 버려진 한 갓난아기를 훔치고 다음 날 다시 아기를 찾으러 온 '소영'과 만난다. 아기를 잘 키워줄 적합한 부모를 찾아주는 거라며 어설픈 변명을 늘어놓는 '상현'과 '동수', 그러나 '소영'은 그들이 돈을 위해 아기를 파는 것을 눈치챈다. 그럼에도 좋은 부모가 자신의 아기를 키워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새 부모를 찾는 여정을 떠난다.

이 영화는 가족에 대한 깊이 있고 다채로운 영화들을 만들어 온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한국 배우들과 작업한 한국 영화다. 2022년 제 75회 칸 영화제에서 경쟁부문에 진출했으며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특히 이 영화는 2016년 사랑영화제개막작이었던 '드롭박스'의 주인공 베이비박스 사역을 하는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직접 찾아가서 시나리오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사랑영화제는 아가페의 눈 특별전으로 '브로커'와 '가버나움'을 준비했다. 이 영화들은 칸영화제에서 에큐메니컬 상을 수상한 작품들로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1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영화제에서 혹시 놓친 영화는 필름포럼에서 관람할 수 있다. 현재 '브로커'는 상영 중이고 '머슴 바울'은 개봉 후 상영한다. 개막작도 상영을 논의 중이다.

조 피디는 "코로나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같은 영화를 보며 공감하는 즐거움을 점점 줄어들게 만들어 버렸지만,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이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오프라인 극장안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의 영화보기와 GV 관객과의 대화등 시네토크를 준비했고 또 극장에 직접 오기 어려운 관객은 집에서 편하게 볼수 있도록 온라인 상영을 무료로 준비했다"면서 "거리는 서로 떨어져 있지만, 함께 영화 보며 감동할 수 있는 경험을 공유하고 이로써 마음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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