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와 복음

[ 여전도회 ] 2022년 10월 월례회

김태섭 교수
2022년 10월 01일(토) 00:00
여전도회전국연합회 2022년 2학기 개강예배에 참여한 회원들. / 한국기독공보 DB
찬송 : 516장

성경 : 마태복음 12장 28절

"개혁된 교회,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어느덧 종교개혁 500주년이 지났지만, 한국교회가 맞이한 현실은 오히려 위태롭다. 여기저기서 한국교회를 향한 우려와 불신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우려스러울 만큼 추락했다. 교회는 영적으로 거룩하게 구별된 공동체가 돼야 하는데, 목회자와 중직자의 일탈, 교회의 이권 다툼과 분열 등 교회의 윤리성 추락 및 세속화는 우리 사회에 실망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교회는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복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복음의 핵심 가치인 '하나님 나라'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 기독교의 모든 교리와 강령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외친 첫 메시지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였다. 마태복음 19장 23~24절을 보면, 하나님 나라는 '천국'과 같은 개념임을 알 수 있다. 예수님의 지상사역을 요약하는 본문은 마태복음 4장 23절과 9장 35절에 등장하는데, 여기서 예수님이 전한 복음의 핵심적 내용은 '천국' 즉 '하나님 나라'였다. 또한 예수님께서 부활 후 승천하시기 전까지 40일 가량 지상에 머물면서 유언처럼 제자들에게 남기고자 하셨던 가르침의 정수도 '하나님 나라'였다(행1:3). 결국 예수님의 생애와 사역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가 바로 '하나님 나라'(천국)인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중요성은 그를 따르던 사도들과 사역자들(집사들) 그리고 바울을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하나님 나라'는 복음의 골자이자 신약 성경의 인물들이 붙들었던 핵심 가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다시 복음의 핵심 가치인 '하나님 나라'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

둘째,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성령의 능력을 구해야 한다. 신약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 나라(천국)' 개념의 골자는 '하나님의 통치'이며, 그것은 이미 도래한 현재적 실재이기도 하다. '나라'로 번역되는 '바실레이아'는 엄밀히 번역하면 '왕국'(kingdom)이다. '하나님의 왕 되심' 없는 그분의 나라는 성립될 수 없다는 뜻이다. 예수님은 주기도문을 통해 하늘에서와 같이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는 그곳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다고 가르치셨다. 하나님이 왕으로 임재하시고 그분의 왕적 통치가 구현되는 그곳이 하나님 나라다. 그런데 그분의 뜻은 나의 능력으로 이룰 수 없다. 그 나라는 성령 하나님을 통해 우리에게 임한다(마12:28).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의 능력에 붙들려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세상 가운데 사탄의 나라를 무너뜨리며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는 거룩한 공동체가 될 수 있다.

셋째, 개인의 구원을 넘어 대사회적 책임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가 전하는 하나님 나라, 곧 하나님의 통치는 개인의 영혼 구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전(全) 영역을 포괄한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16:15)고 명령하셨을 때, '만민에게'로 번역된 '파세 테 크티세이'는 정확히 번역하면 '모든 피조물에게'라는 뜻이다. 복음은 영혼 구원을 넘어 온 세상에 그분의 통치를 구현하는 복된 소식이 되어야 한다. 이처럼 교회는 영혼의 구원만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로 부름을 받았다. 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우리 삶의 각 영역에서 진정한 왕(王)이 누구인지를 깊이 성찰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 외에 거짓으로 왕노릇하던 것들을 비워내고, 이 땅에 진정한 왕의 자리와 그분의 통치를 회복해야 한다. 그것이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는 길이며, 이 시대에 부름받은 우리들이 감당해야 할 역사적 사명이다.

합심기도 : 우리 가정과 교회 그리고 여전도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뜻을 이룰 수 있는 성령의 능력을 주옵소서. 우리 가정과 교회와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뤄지게 하옵소서.

김태섭 교수 / 장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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