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정책·미래 결정하는 자리, 여성 참석토록…"

[ 여전도회 ] 제107회 교단 총회에 '여성 총대 할당제 의무화' 청원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2년 09월 09일(금) 22:57
2021년 9월 제106회 총회가 열린 한소망교회 앞에서 여전도회 관련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침묵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 한국기독공보 DB
"한국교회의 정책과 미래 방향성을 결정하는 교단 총회의 자리에 여성총대가 일정비율로 참석하도록 총대 20인 이상 노회는 여성총대 2인 이상을 의무적으로 파송해주시기를 청원합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회장:최효녀)는 오는 20일 열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7회 총회에 '여성 총대 할당제 의무화', '연합회 가입 독려 및 여전도회 주일 준수', '장로고시 면제' 등을 청원한다.

여성 총대 할당제 의무화와 관련해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제102회 총회에서 모든 노회가 여성총대 1인 이상 파송할 것을 결의했지만 제106회 여성총대는 34명(2.26%)에 불과했다"라며, "전체 교인의 60%에 달하는 여성들과 적극 소통하는 한국교회가 되기 위해, '여성 총대 할당제'는 교단과 노회적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적 장치이기에 의무화 시켜 주시길 청원한다"라고 밝혔다.

2021년 9월 제106회 총회에 참석한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최효녀 회장. / 한국기독공보 DB
여성 총대 할당제는 여성안수를 허락한 국내 타교단에서 보편화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이미 7년 전 2016년 1월 임시 입법회의에서, 연회·총회·입법의회의 성별·세대별 15% 할당제 의무화를 도입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여성 총대 참여를 높이기 위해 2011년부터 총회 총대를 20인 이상 파송하는 노회가 여성목사와 여성장로 총대 각 1인 이상을 의무적으로 선출하도록 제도화했다.

그러나 아직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엔 여성 총대 할당제가 없다. 2017년 제102회 총회에서 "모든 노회가 여성 총대 1인 이상을 총회 총대로 파송할 것"을 결의했지만 의무가 아닌 권고에 그쳤다. 이후 여성 총대 할당제 의무화는 지속적인 청원에도 법제화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또한 '연합회 가입 독려 및 여전도회 주일 준수'와 관련해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여전도회는 1989년 교회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장로교 최초 여성선교단체"라고 설명한 후, "그러나 9341개 교회 중 여전도회연합회에 가입해 활동하는 교회는 3053개 교회에 불가하므로, 교회 내 여전도회가 필수적으로 조직돼 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헌신 봉사할 수 있도록 독려해주시길" 청원했다.

제106회 총회에서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여전도회전국연합회 김미순 직전회장. / 한국기독공보 DB
'장로고시 면제'와 관련해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계속교육원은 일반과정 2년 4학기, 전문과정 4년 8학기 학제를 구축해 공신력 있는 강사진과 다양한 교과목으로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구축해왔다"라며, "성실하게 교육받고 모든 과정을 수료한 계속교육원 졸업생에게 장로고시 필기시험 면제"를 청원했다.

총회 평신도위원회는 지난 7월 제106-6차 실행위원회에서 여전도회전국연합회가 보낸 청원안을 검토하고, 위와 같은 청원 사항을 제107회 총회에 청원하기로 했다. 다만 평신도위원회는 여성 총대 할당제 의무화와 관련해 "여성 총대 2인 이상에 '목사총대 1명, 장로총대 1명'을 정확하게 명기해" 청원하기로 했다. 또한 '여성 관련 소통 위원회 신설'에 대해 평신도위는 "여전도회전국연합회를 통해 총회 임원회에 의견을 직접 개진하도록 해 총회 특별위나 별도위 구성시 여성들을 위한 특별위원회에 여성 총대나 여성 관련 전문위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로" 했다.

여성 관련 소통 위원회 신설과 관련해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2013년 제98회 총회에서 처음으로 여성위원회가 신설돼 운영됐지만, 2019년 104회 총회에서 '양성평등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했고, 2020년 제105회 총회에서 '인권 및 평등위원회'로 통폐합돼 여성위원회 특유의 기능이 상실됐다"라며, "교단 내 양성평등 의식의 확산, 여성목회자 사역개발 및 여성리더십 양성, 여성총대 할당제, 교회 내 여성 관련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대책 마련을 위해 적극 소통하도록" '여성들을 위한 특별위원회' 신설을 청원한 바 있다.

제73회 총회 여성안수운동. / 한국기독공보 DB
한편 제107회 총회에 여성 총대는 목사 13명, 장로 22명 총 35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 회기보다 1명 늘었지만 아직 전체 총대의 2.3%대이며, 69개 노회 중 29개 노회만 여성 총대를 파송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첫 여성 총대는 1997년 제82회 총회에 참석했다. 여성안수가 법제화된 지 2년만에, 최초로 정인화(서울노회) 안정옥(안양노회) 정희경(서울강남노회) 장로 등 3명의 여성 총대가 참석해 총대들에게 인사했다.

여성 안수는 1994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제79회 총회에서 허락됐고, 제80회 총회에서 법제화가 선포됐다. 이듬해인 1996년 여성안수가 실시되어 그 해 19명의 여성목사와 14명의 여성장로가 배출되기 시작했다.

2004년 본 교단 제89회 총회에서는 김희원 장로(여전도회전국연합회 35대 회장)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교단 총회의 임원으로 선임돼 직임을 감당하였으며, 제104회 총회에서는 김순미 장로(여전도회전국연합회 제49대 회장)가 총회 부총회장으로 선출됐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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