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간 자리...상처뿐

포항남노회 산하 동시찰, 남시찰 교회 피해 커
포항동부교회 김영걸 목사 등 재난봉사단 40여 명, 현장에 투입 봉사활동 펼쳐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09월 07일(수) 17:09
지난 5일부터 6일 새벽까지 경북 포항 일대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시간당 100㎜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역 대부분이 '난장판'이 됐다.
포항동부교회 재난봉사단 복구 활동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는 상처만 가득했다.

갑자기 불어난 물로 주택이 침수 파손됐다. 거리의 차량들은 물에 잠겨 뒤엉켰고 곳곳의 전봇대가 쓰러졌다. 수확을 앞둔 농작물은 잠기고 쓰러져 나갔다.

"태풍이 온 마을을 할퀴고 지나갔습니다. 이 곳은 지금 전쟁입니다. 폭탄이 떨어진 것 같아요! "

지난 7일 오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회봉사부(부장:도영수)는 '힌남노'로 피해가 집중된 남부지역의 노회 사회봉사부 임원들을 긴급하게 소집하고 온라인으로 긴급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경남노회 제종실 목사, 경동노회 김태연 목사, 포항노회 박승열 목사, 포항남노회 손정호 목사가 참석해 피해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대책을 고심했다.

현재까지 총회에 접수된 태풍 피해 상황은 포항노회 3개 교회, 포항남노회 10개 교회, 경동노회 2개 교회로 총 15개 교회다. 그러나 각 노회별 피해상황을 계속 조사 중이고 접수문의가 이어지고 있는만큼 태풍 피해교회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일부터 6일 새벽까지 경북 포항 일대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시간당 100㎜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역 대부분이 '난장판'이 됐다. 특히 태풍이 지나가는 6일 새벽 6시 전후로 오어사에서 냉천으로 내려오는 물과 바닷가 만조가 겹쳐 오천읍 냉천 주변과 대송면 칠성천변 일대, 포스코와 포항일대 저지대가 침수당했다.

포항 대송면 칠성천주변 단층 가옥은 전 가구가 침수를 당했으며, 모든 가재도구를 폐기하는 아픔을 겪었으며 포항남노회 산하 동시찰과 남시찰 산하교회가 지붕이 날아가고 지하가 침수되는등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포항남노회 손정호 목사는 "포항남노회만 현재 10개 교회가 크게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SNS로 피해교회를 계속 보고 받고 있다"면서 "강풍에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했지만 이번 태풍은 폭우로 지도에 나오지도 않은 여러 하천이 범람해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포항 엘림교회 유원석 목사는 "침통하다"고 했다. 엘림교회는 지하에 3m 넘게 물이 차올랐다. 2~3일동안 물을 퍼내고 있지만 진흙 때문에 복구작업이 쉽지 않다. 엘림교회는 지하주차장 인명피해가 일어난 아파트에 인접해 있고, 유원석 목사의 사택이 바로 이 아파트다. 냉천 주변에 위치한 이 아파트에서는 지하에 침수된 차를 빼려고 내려간 주민 7명이 실종됐다가 2명이 구조됐다. "현재 단전과 단수, 통신 두절 등 여러가지 어수선한데 인명사고까지 생겨 참담하다"는 유 목사는 "그래도 기적적으로 구조된 분이 계셔서 눈물과 기쁨이 공존하고 있다"면서 "3시간만에 벌어진 상황이고 피해상황이 커서 해결해 가야 할 상황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포항 송동교회 박희영 목사는 "새벽부터 교회가 침수되는 것을 속수무책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면서 "거리가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했고, 집안으로 흘러들어와 가구와 살림살이까지 휩쓸었다"고 설명했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교인은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자칫 위험할 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박 목사는 "교회 주차장과 지하 전체가 허리까지 침수됐다"면서 "교인 30여 가정도 침수피해를 입었지만, 아직 연락을 닿지 않는 교인들도 있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도구제일교회 이종선 목사는 "교회 뒤 하천이 범람하면서 교육관과 식당을 덮쳤다"면서 "교회 지붕까지 물이 차올랐고, 차량 2대가 침수돼 당장 교인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총회 제1호 포항동부교회(김영걸 목사 시무) 재난봉사단(단장:이성규) 40여 명이 지난 7일 태풍과 폭우로 피해가 발생한 대송면 일대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봉사단은 6개조로 분산 배치되어 침수 가정의 가재 도구를 세척하고, 폐기물 배출, 정리 정돈을 하며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복구에 힘을 보탰다. 봉사대원들은 "피해에 아픔을 함께하며 작은 손길이 피해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마음을 전했다. 대송면 정해강 면장은 "바쁜 중에도 봉사의 손길을 보태준 포항동부교회 재난봉사단에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태풍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을 방문해 "최대한 빨리 절차를 밟아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중앙재해본부,포항시, 경상북도는 즉각적인 응급조치에 들어갔다. 각기관(단체) 해병대원들도 일손지원과 주택, 도로 등 응급복구 지원을 위해 봉사단을 꾸려 지원이 시작됐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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