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다와 딸

[ 가정예배 ] 2022년 9월 9일 드리는 가정예배

권오정 목사
2022년 09월 09일(금) 00:10
권오정 목사
▶본문 : 사사기 11장 29~40절

▶찬송 : 294장



성경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아픈 구절 중의 하나이다. 사사 입다가 전쟁에 나가게 되었고, 전쟁에서 승리하면 무엇이든지 집 문 앞에 나와 영접하는 것을 번제물로 바치겠다고 서원했다. 그런데 자기 집에서 기르던 짐승이나 다른 종이 나온 것이 아니라, 무남독녀 외동딸이 소고를 잡고 춤추며 나온 것이다. 그는 딸을 바쳐야 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고 옷을 찢으며 통곡하지만, 오히려 딸은 서원대로 행해야 한다고 담대하게 나선다.

첫째, 아버지의 경솔함이다. 입다는 백성들의 장로들의 요청에 따라 암몬 왕이 군사를 이끌고 쳐들어왔을 때에 그 앞에서 유명한 연설을 하고, 담판을 지은 사람이다. 그러나 협상은 결렬되었고 전쟁이 벌어진다. 전쟁터에 나가면서 "누구든지 내 집 문에 나와서 나를 영접하는 그는 여호와께 돌릴 것이니 그를 번제물로 드리겠나이다"(31절)라고 한 것이다. 그는 '누구든지'에 라는 말에 자기 외동딸이 해당되는 지를 미처 생각 못하고 경솔한 서원을 드린 것이다. 전쟁의 승리를 위해서 최고의 번제를 드리려고 한 것이 결과적으로 하나님이 가장 미워하시는 이방인의 행위, 인신 제사가 되어 버렸다. 다른 가족 구성원보다 가장인 아버지의 경솔함은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아버지'라는 자리는 매우 무겁고 중요한 위치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고 가볍게 말하며 행동하는 아버지들도 많다. 흔히 발견하는 것처럼 본래 말을 잘못하는 사람이 실수하는 것이 아니라 말을 잘하는 사람이 실수한다.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

둘째, 아버지의 상처를 볼 수 있다. 심리분석을 해볼 때 입다의 경솔한 언행은 과거 그가 받은 상처 때문일지 모른다. 오늘 본문 11장 1절에 보면, "길르앗 사람 입다는 큰 용사였으나 기생이 길르앗에게 낳은 아들"이라고 그의 정체를 밝힌다. 본처가 아니라 첩의 아들, 그것도 기생 출신 어머니의 아들이었으니 그의 마음에 상처가 깊었을 것이다. 본처의 아들들은 기생의 아들, 입다를 내쫓아 버린다(삿11:2). 이에 입다는 그 이복형제들을 피해 돕 땅에 거주하면서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리게 된다. 입다는 어려서부터 배신감과 복수심으로 상처가 있던 사람이다.

셋째, 신실한 믿음의 딸을 볼 수 있다. 아버지는 경솔하고 상처가 많은 사람이었지만, 딸은 정반대로 밝지만 진지하고 믿음이 분명했다. 그는 도리어 아버지를 다독거린다. "여호와를 향하여 입을 여셨으니 아버지의 입에서 한 약속대로 지켜야 한다"(36절). 더구나 하나님께 대해 영광을 돌린다. "여호와께서 아버지를 위하여 아버지의 대적 암몬 자손에게 원수를 갚으셨나이다"라는 고백은 놀라운 고백이요 믿음의 반응이 아닐 수 없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살아왔던 딸은 아버지가 능력과 결단성은 있지만 경솔하고 교만하여 때로 실수가 있었던 아버지 아래에서도 신앙적으로 반듯하게 자랐다. 그는 자신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가족공동체를 지키고, 아버지의 서원을 지키는 성숙한 신앙의 모습을 보여준다.



오늘의기도

언제나 경솔하지 않고 신중하게 하시고, 나의 희생으로 가정을 지키고 부모의 서원을 지키는 성숙한 신앙인으로 살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권오정 목사/화목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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