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K 여성 정책과 신앙공동체

[ 주간논단 ]

이순창 목사
2022년 08월 30일(화) 08:15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한국교회는 남존여비의 관습에 매여 있던 여성들에게 자유와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하였다. 조선 말기 칠거지악과 삼종지도를 금과옥조로 여기던 때에 기독교는 여성 교육과 지위 향상에 선구적인 역할을 하였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의 역사의 격동기를 거치면서 교회 여성들은 민족의 구국운동과 교회 부흥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교회의 기구화가 가속화되면서 교회 여성의 역할은 점차 축소화되고 주변화되어서, 교회 내 여성 리더십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게 되었다.

우리 총회의 첫 여성안수 청원은 1933년(제22회 총회)에 있었고, 1961년(제46회 총회)과 이후 수차례의 여성안수를 청원하였으나 번번히 부결되었다. 1994년에 이르러 본 교단은 제79회 총회에서 드디어 여성안수가 통과되어 이듬해 1995년 노회 수의를 거친 후 1996년 가을노회 때부터 여성안수가 이루어졌다.

2022년은 우리 교단이 여성안수를 허락하여 양성평등 목회의 길이 열리게 된 지 28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여성안수가 시작되어 현재 여성 목사 2690여 명, 여성 장로 1880여 명에 이르게 되었다. 제106회 총회(2021)에 여성 총대는 34명으로 총대 1500명 중 2.27%를 차지한다. 다가올 제107회 총회의 여성총대 수는 35명으로 역대 총회 중 가장 많은 수이지만, 전체 총대 수를 생각한다면 아직도 적은 비중임에 틀림없다.

UN여성기구와 국제의회연맹은 해마다 '위민 인 폴리틱스(Women in Politics)'를 발표한다. 세계 193개국의 여성 장관 비율, 여성 국회의원 비율을 조사한 순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7.8%로 69위(2021년 1월 1일 기준)다. 현재 한국여성의 지표를 보여주는 통계(2021년 기준)에 의하면, 정규직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은 38.4%,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53.3%, 지역구 국회위원 여성 비율은 11.5%, 대학교 교원 여성 비율은 27.8%이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인간개발보고서(Human Development Report)를 통해 발표하는 성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는 189개국 중 11위(2020)이다. 통계에 허점이 있다 하더라도, 세계 사회의 흐름에 한국 사회가 못 미치는데, 한국교회는 세계의 변화와 흐름에 참여하며, 총회의 대표적 리더로서의 기회를 제공하고 더불어 나아가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작금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공동체를 변화시키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복음이다. 복음은 개인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루터가 개인의 구원에 관심을 두었다면, 칼뱅은 개인뿐만 아니라 교회와 세상까지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면서 사회와 정치와 유기적인 구조들을 개혁하고자 하였다.

그러므로 신앙공동체는 복음이 중심이 되고 복음으로 진화되어야 한다. 신앙공동체는 복음 안에서 '하나님과 나'가 분리될 수 없고, '나와 너', '우리와 사회' 또한 분리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제107회 총회는 교단 내 여성 성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인식하고 여성리더십이 더욱 존중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코로나로 인하여 회복되어야 할 한국교회에 모성적 리더십을 발휘할 동반자를 얻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순창 목사 / 부총회장·연신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