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유 레디(Are you Ready)?”

[ Y칼럼 ] 김주은 청년 ②

김주은 청년
2022년 08월 16일(화) 09:29
김주은 청년.
나는 대학원에서 합창지휘를 전공하였다. 합창은 혼자서 노래를 부르는 독창과는 다르게 '여러 사람이 목소리를 맞추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문자적인 의미대로 '합창'을 생각해보면, 이것은 "노래를 부르는 것", "소리를 내는 것"이 핵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배운 합창음악은 '듣는 것'이 더 중요한 음악이다. 내가 속한 성부의 소리를 들으며 나의 소리를 내는 것과 동시에, 하나의 음악 안에 함께 동참하고 있는 다른 성부의 소리를 듣고 그들을 인도하거나 보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합창음악에서는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시대에 살고 있다. 본인이 원한다면 아주 빠른 시간 내에 아주 멀리까지 나의 이야기를, 나의 의견을 전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천천히, 얼마나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까?

'아카펠라'는 19세기 이후 무반주 합창음악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어 왔다. 아카펠라는 기악 반주의 도움 없이 사람이 곧 악기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아카펠라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듣는 것이다. 내가 확신을 가지고 있는 음정이라 할지라도 다른 성부의 소리를 듣지 않고 화음 안에 어우러지지 못한다면, 금세 불협화음이 되어 조화가 깨져버리고 말 것이다.

서두에 언급한 대로 합창음악에서는 나의 소리를 내는 것과 다른 이의 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의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는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작은 배역은 있어도 작은 배우는 없다'라는 말처럼, 하나님이 지휘자 되시는 음악 안에서 때로는 주선율을, 때로는 부선율을 담당하며 서로의 소리를 듣고 서로의 소리를 나누어 조화를 이루어가는, 이 합창단에, 그대, 함께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김주은 청년 / 기자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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