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 가정예배 ] 2022년 7월 20일 드리는 가정예배

강명훈 목사
2022년 07월 20일(수) 00:10
강명훈 목사
▶본문 : 요한복음 9장 1~12절

▶찬송 : 391장



잠시 외출을 하고 돌아온 엄마의 눈에 심하게 어질러져 있는 집안의 상황이 보인다. 거실에서는 두 아이가 깔깔대며 장난을 치고 놀고 있다. 이런 장면에서 대부분의 엄마들은 불같이 화를 내며 "누가 이랬어!"라고 고함을 치곤 한다. 우리는 부정적인 상황을 접하게 되었을 때 누구의 책임인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지에 지나치게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오늘 말씀에도 날 때부터 맹인 되었던 사람을 지칭하며 제자들이 묻는 질문은, 이 사람이 맹인 된 것이 본인의 죄 때문인지, 아니면 부모의 죄 때문인지를 묻고 있다. 여기서 책임을 묻는 두 가지의 입장을 볼 수 있다.

첫째, 모든 책임을 본인에게 묻는 태도이다. 아주 작은 일부터 세상의 큰 일들까지도 내가 뭔가 잘못했기 때문에 벌어졌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여기며, 자신을 학대하고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것이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면 이웃도 사랑할 자격이 안 된다는 말이다. 얼굴이 못 생겨서, 키가 작아서, 공부를 못해서, 성격이 안 좋아서 등.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학대하며 사랑하지 못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신다. 우리는 하나님의 위대한 창조물이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희생시키시기까지 우리를 그렇게 존귀하게 보신다. 그런데 우리 스스로가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을 거부하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다.

둘째, 모든 책임을 다른 이에게 전가시키는 태도이다. 부모를 잘못 만나서, 가정형편이 안 좋아서,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라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서 등등 끊임없이 다른 사람 탓을 하면서 불평을 늘어 놓는 사람들이 있다. 이스라엘의 40년 광야생활 가운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끊임없이 환경 탓을 하고, 모세 탓을 하고, 남 탓을 하며 살았다. 그 결과 그들은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없었다. 어떻게 매일 하나님께서 직접 주시는 만나를 먹고 반석에서 샘물이 솟아나고, 불기둥과 구름기둥이 그들을 지키고 인도하고 있는데도 불평을 할 수 있을까! 세상 어느 역사 속에서도 그렇게 하나님의 임재를 직접 경험해 본 시대의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에겐 감사와 찬양과 감격보단 불평이 더 많았다. 우리는 처해진 환경 가운데 감사하며 하나님의 작은 손길에도 뜨겁게 반응하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달랐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큰일을 이루시기 위해서 날 때부터 맹인 됐다고 말씀하신다. 가장 최악의 상황인데도, 가장 절망의 상황인데도 하나님의 큰 일을 믿음으로 바라보고 계신 것이다.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을는지 모르지만 예수님의 진흙이 발라지고 실로암 물가로 가는 여정을 견뎌내면 반드시 하나님의 큰일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믿음으로 하나님의 큰 일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성도들이 될 수 있기를 소원한다.



오늘의기도

처해진 상황 속에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함으로 학대하지 말게 하시고, 믿음으로 하나님의 큰 일을 바라보며 실로암을 찾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강명훈 목사/금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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