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적 욕망이 인터넷을 움직인다

[ 뉴미디어이렇게 ]

이종록 교수
2022년 07월 04일(월) 11:22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들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누가, 무엇이 살아남는가? 우리는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하는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정치가들이 더 나은 삶을 약속하지만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많듯, 기술발달도 항상 더 나은 삶, 어떤 차별도 없이 모두가 풍요롭고 여유로운 삶을 줄 것 같지만, 결과는 대체로 더 고단한 삶이다.

왜 그럴까?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은 사회가 의도적으로 주입하고 심지어 교육과 법규를 통해 강요하는 생각이고, 인간이 본성적으로 갖는 의식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칼 마르크스가 실패한 이유는 바로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이 욕망에 이끌리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렇게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으며, 오히려 계몽주의적이고 낙관론적인 인간관에 사로잡혀서, 아무 것도 가지지 않는 인간, 즉 프롤레타리아들은 순수하며, 그들을 잘 교육하면 그들은 바람직한 인간이 되고 그들이 주도하는 세상은 마침내 온전한 유토피아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인간은 결코 그런 존재가 아니고, 그렇게 될 수도 없다. 기독교적 인간론은 인간 자체를 타락한 존재, 스스로를 구원할 가능성이 전무한 존재로 보지 않는가. 필자는 프로이트가 제기한 무의식, 그리고 프로이트를 더 정교하게 명확하게 계승한 라캉이 밝힌 것처럼, 인간에게 작동하는 가장 큰 힘은 바로 무의식적 욕망이고, 그 욕망은 무저갱 같아서 언제나 비어 있고,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디지털 시대에 사람들은 수많은 콘텐츠들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접하는데, 그들은 어떤 콘텐츠를 선택할까? 공개적인 공간이라면 또 다르겠지만, 개별적 공간에서 콘텐츠 선택에 가장 크게 작동하는 게 바로 인간이 가진 무의식적 욕망이라면, 그들이 선택하는 콘텐츠가 그리 바람직한 것은 아닐 게 분명하다. 그렇다 보니 인터넷 세상이 인간의 공허한 욕망을 추악한 욕구로 구체화하는 콘텐츠들을 양산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종록 교수/한일장신대학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