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노니아로서의 연보 - 연보의 성경적 신학적 의미

[ 알기쉽게풀어쓴교리 ] 16. 위기 시대의 코이노니아 교회론(4)

김도훈 교수
2022년 06월 30일(목) 07:04
연보는 코이노니아다. 코이노니아의 구체적 형태가 연보다. 바울은 그의 서신에서 연보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몇 구절만 인용해 본다. "마게도냐와 아가야 사람들이 예루살렘 성도 중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기쁘게 얼마를 연보하였음이라 저희가 기뻐서 하였거니와 또한 저희는 그들에게 빚진 자니 만일 이방인들이 그들의 영적인 것을 나눠 가졌으면 육적인 것으로 그들을 섬기는 것이 마땅하니라" (롬 15:26~27). "형제들아 하나님께서 마게도냐 교회들에게 주신 은혜를 우리가 너희에게 알리노니 환난의 많은 시련 가운데서 그들의 넘치는 기쁨과 극심한 가난이 그들의 풍성한 연보를 넘치도록 하게 하였느니라 내가 증언하노니 그들이 힘대로 할 뿐 아니라 힘에 지나도록 자원하여 이 은혜와 성도 섬기는 일에 참여함에 대하여 우리에게 간절히 구하니 우리가 바라던 것뿐 아니라 그들이 먼저 자신을 주께 드리고 또 하나님의 뜻을 따라 우리에게 주었도다"(고후 8:1~5). "이 직무로 증거를 삼아 너희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진실히 믿고 복종하는 것과 그들과 모든 사람을 섬기는 너희의 후한 연보(코이노니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고후 9:13).

이 구절들이 언급하고 있는 연보의 의미와 연관 용어들을 이미 파악했으리라 믿는다. 나눔과 섬김과 참여와 감사와 기쁨과 은혜가 연관어들이다. 그러므로 바울은 연보를 단순히 가난한 자들과 예루살렘 교회를 돕는 것에 한정하지 않는다. 이방인 그리스도인들과 유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됨과 믿음의 교제를 의미하는 행위로 확장한다. 이것을 마틴(R. Martin)은 다음과 설명한다. "연보는 기독교회를 이루고 있는 양 날개인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이 하나가 되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강력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던(J. Dunn) 역시도 연보를 "공동체의 화합과 뿔뿔이 흩어진 회중들의 통일된 정체성을 위해 불가결한 책무로"(J. Dunn) 보았다. 바울이 이렇게 생각한 것은 언제나 교회는 하나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에게 이방인 교회가 따로 있고 유대인 교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로지 한 성령 안에서 한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하나의 교회만 있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물질적인든 영적이든 서로 돕는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연보를 통해 서로 도움으로써 교회는 하나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함이기도 했다.

나아가 바울은 연보 행위에 구속사적인 의미를 담았다. 연보는 "같은 그리스도인 사이의 상호 섬김의 행위였을 뿐만 아니라 구원사의 연속성과 그것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사람들의 서로의 상호 의존성을 표현하려는 시도"(Dunn)였다. 또한 "그의 전도를 통해서 믿은 자들에게 그들이 받은 모든 유익들이 메시아 신앙에 대한 이스라엘의 소망 덕분임을 깨달아서 그들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일깨우기 위한 것"(Martin)이었다. 그들이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복음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메시야 소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유대의 메시아 사상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이방인들은 유대인들에게 신앙의 빚진 자들이었다. 그러므로 바울에게 있어서 연보는 단순한 나눔과 도움의 표시가 아니라 구원의 기쁨과 감사의 징표였고, 하나님의 은혜에 참여하는 것이었으며, 구원의 빚을 갚는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제 우리에게 돌아와 보자. 바울은 우리에게 연보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연보는 수직적으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코이노니아에 참여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구속의 적색은총에 감사하는 것이며, 일상의 모든 삶에서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의 창조의 녹색 은총에 응답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평적으로는 섬기고 나누며 사랑으로 참여하는 것이며 우리의 이웃들에게 감사하는 것이다. 또 아름다운 성도의 교제에 참여하는 것이고, 공동체의 사귐을 돕는 것이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임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연보는, 로마서에서 한 바울의 말처럼, 우리 안에서 구제하는 것, 위로하는 것, 여러 은사를 함께 나누는 것, 긍휼을 베풀며 성도의 쓸 것을 공급하고 손 대접하는 것, 마음을 같이 하고 서로 섬기는 것, 화목하게 지내는 것을 풍성하게 한다. 우리는 다 빚진 자들이다. 오늘 이 시대에 연보가 무엇인지, 왜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자.

김도훈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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