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디자인도 내용의 일부다

[ 뉴미디어이렇게 ]

이종록 교수
2022년 06월 20일(월) 15:09
기술 발달하면서 과거에는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던 제품의 디자인이나 포장도 제품의 일부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 삶에서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필자도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잡지도 구독하고 인터넷을 검색해 흥미로운 기사를 읽기도 하는데, 어떤 글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디자인 공모전이 있는데, 2010년 이후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나라는 무려 3100개가 넘는 중국이란다. 그 다음이 미국, 일본, 이탈리아, 홍콩, 대만, 터키, 독일, 호주 순이며, 우리나라는 261개로 17위라고 한다.

글이 소개한 작품 중 인상적이었던 것은 제품 박스를 가구로 재활용하게 만든 제품이었다. 팬데믹 시대를 맞아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그 이전에도 택배가 삶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는데, 더불어 상품을 포장한 비닐과 박스를 처리하는 또 하나의 문제로 부각됐다. 필자가 미국에서 생활할 때 큰 물통을 담은 골판지 박스가 꽤 튼튼해서 물건 정리함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다. 당시도 '처리 곤란한 포장 박스들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국가별 소비자에 맞춰 처음부터 포장 박스를 옷걸이나 수납장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한다는 것이다. 현세에서 죽음 이후로 이어지는 흐름을 묘사한 일본의 화장시설 디자인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수박, 메론, 딸기, 오렌지 그림으로 덧씌운 화장지 디자인은 아주 산뜻했다.

필자는 '한국교회가 교회를 새롭게 디자인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교단 마크부터 시작해 교회에서 사용하는 여러 상징물들을 전적으로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회를 건축할 때 어디서 유래한 양식인지 무엇에 근거한 형태인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건축하지 않기를 바란다.

유명한 건축상을 받았다는 교회에 가봐도 거룩함이나 교회다움을 느끼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디자인과 내용물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는 디자인도 내용물의 일부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소박하면서도 정감이 넘치고, 비 기독교인도 들어가보고 싶어하는 그런 모습의 교회가 그립다.

이종록 교수/한일장신대학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