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교회 ] 포항노회 울진제일교회, "위기를 감사로 극복"...지역위한 구제 사업 확장 비전 품어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2년 06월 15일(수)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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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제일교회 김항신 목사도 그때의 산불을 떠올리면 두려움이 크다. 검게 변한 먼 산을 응시하던 김 목사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재난이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는 진화가 어려우리라 생각했죠. 성도들과 '하나님 비를 내려 주셔서 산불이 진화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도 연기만 보면 겁 부터 납니다."
두렵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울진제일교회 성도들은 산불 발생 첫 주 수요일부터 자원봉사에 나섰다. 소방관들을 위해 식사와 음료, 간식 등을 나누며 작은 힘을 보탰다. 주일에는 온라인으로 봉사 현장에서 예배를 드렸고, 장소 구분 없이 산불 진압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큰불 앞에 선 작은 행동은 최선이었고,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하며 하나님 앞에 철저히 낮아지고 회개하는 잊을 수 없는 고난의 시간이었다.
울진제일교회는 이번 산불로 재난 봉사 거점교회로의 역할을 톡톡히 감당했다. 한국교회 차원의 본격적인 긴급구호 논의가 시작되면서 산불 대책 마련을 위한 '울진산불피해지원센터' 사무실을 제공했고, 전국 교회에서 성금과 구호 물품이 답지하면서 그 물건을 보관하고 분배하는 장소로도 감사히 쓰임 받았다. 지역 울진군기독교연합회를 비롯한 지역 교회 목회자들은 매일 교회 카페에 모여 대책 회의를 했고, 예장 총회, 한국교회 연합기관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비상 체제를 유지하는 데 힘을 쏟았다. 특별히 교회는 지역 사회를 위한 교회로의 역할과 책임도 다했다. 그 과정에 함께한 한국교회의 사랑 덕분에 새 힘을 얻었고, 위기와 좌절을 감사로 극복할 수 있는 큰 은혜를 입었다고 했다.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한 한국교회 성도들의 사랑과 후원, 기도는 꾸준히 섬김 사역을 실천해 온 울진제일교회에는 재도약을 위한 동력이 됐다. △선교와 전도하는 교회 △평신도를 사역자로 세우는 교회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교회 △세상을 섬기는 교회 △항상 새로워지는 교회 등 5대 비전을 다시금 정립하고 강화하는 또 다른 계기로 삼았다.
김항신 목사는 "매년 명절 전후로 지역 재활센터와 장애인협회, 농아인협회 등에 쌀과 라면을 전달했고, 부활절에는 이번 산불 때처럼 울진군 소속 전체 공무원과 소방관, 경찰관 등에게 달걀과 떡, 음료를 나누기도 했다. 2019년에는 속초 산불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해 음악회를 개최해 모금된 기금도 전달했고, 수해를 입은 영덕 꿈의교회를 전교인이 방문해 함께 예배드리고 위로하며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며, "작지만 꾸준히 실천한 섬김 사역이 위기 순간을 극복할 힘이 되었던 것 같다"고 감사했다.
울진제일교회 성도들은 이번 산불 후 온정 나눔을 통해 자발적 섬김의 중요성도 체득했다. 이웃을 돕기 위한 한국교회의 희생적 섬김에 대한 감사의 보답이었을 뿐만 아니라 주의 자녀로 실천해야 할 책임이었다.
울진제일교회는 이제 구호 사역을 통해 주어진 교회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또 다른 거점교회를 세우는 교회로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1998년 시작한 라오스 선교를 시작해 2004년 설립한 시엔쿠앙 새생명신학교와 고아원 등 해외 선교 활성화에 집중하고, 2018년 태국 후웨이르앙 교회 건축을 계기로 터키, 필리핀, 태국, 일본 ,케냐 등 해외 선교사들을 지속적으로 후원하며 세계 복음화를 향한 거점 선교지 활성화를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깨끗하고 특별한 교회 시설을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공간으로 개방해 지역 주민 음악회 등 잔치를 열었고, 울진군청에서 운영하는 문화교실 장소를 제공해 더불어 사는 마을교회로 자리 잡았다. 교회는 앞으로 '족구장', '농구장'을 만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독서실'도 운영할 계획이다. 연극과 음악회, 영화상영 같은 문화 행사를 통해 상처 입은 주민들을 위로하면서 지역을 위한 구제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김항신 목사는 "산불로 겪은 큰 상처가 있지만, 울진제일교회 성도들은 더욱 화목하고 평안한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를 통해 지역 사회 안에서 모든 공동체 구성원이 그리스도인의 삶을 드러내고, 칭찬받는 삶을 살아가는 데 힘쓰겠다. 그것이 위기의 순간 은혜 받은 우리 공동체가 감당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