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로 목사, 1억 3천만 원으로 '순교정신 잇기'

20년 동안 모아...야월교회, 순교영성훈련센터 건립 등 위해 헌금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2년 05월 30일(월) 11:47
야월교회에서 1억 3000만 원을 전달한 안영로 목사가 '순교신앙 정신으로 살자' 제하로 설교했다.
야월교회 당회원들과 안영로 목사.
【 영광=최샘찬 기자】 한국전쟁 당시 전교인 65명이 순교한 야월교회의 순교정신을 기리고 순교신앙을 다음세대에 계승하기 위해 증경총회장 안영로 목사가 20년간 모은 1억 3000만 원을 기증했다.

지난 5월 29일 광주노회 야월교회(심재태 목사 시무) 주일예배 중 진행된 건축헌금 전달식에서 안영로 목사는 야월교회 순교영성훈련센터를 위한 1억 원, 순교기념관 리모델링을 위한 비용으로 3000만 원을 전달했다.

야월교회 심재태 목사의 인도, 임대섭 장로의 기도로 진행된 예배에서 안영로 목사는 '순교신앙 정신으로 살자' 제하의 말씀을 선포하며 이번 헌금을 전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청년 시절 야월교회와 가까운 염산교회를 출석한 안영로 목사는 야월교회를 밤마다 찾았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6.25전쟁 중 공산군의 기습으로 야월교회 성도들이 순교한 사건 이후, 낮에는 '예수 믿으라'며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라며, "그래도 전쟁으로 고아가 되는 등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아, 18살 학생 당시 밤마다 야월교회를 방문해 어린 아이들에게 사탕을 주고 성경 동화를 가르쳤다"라고 말했다.

영광군 염산면 야월교회에 오는 길에 추억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는 안 목사는 "우리는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좋은 것이다. 과거 순교자의 피가 없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서 예배드리는 우리도, 야월교회에 순교자기념비도 세워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순교신앙 정신으로 살아가자. 순교자의 반열엔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살겠다는 다짐으로 살자"라고 강조했다.

건축헌금을 전달받은 야월교회 심재태 목사는 "야월교회가 안영로 목사님을 통해 65인의 순교정신을 다시 기억하게 하시니 감사하다"라며, "전세계에 순교신앙을 전파하며 복음을 전하는 복된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안영로 목사가 건넨 헌금 중 1억 원은 야월교회의 순교영성훈련센터 건축헌금으로 전달됐다. 야월교회는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순교자들의 순교신앙을 전하는 장소로 사용하기 위해 순교영성훈련센터를 2019년 10월 기공해 2021년 10월 준공한 바 있다.

순교영성훈련센터 건축비를 위해 광주노회는 103회기, 105회기 총회에 전국 모금을 청원했지만, 총회 재정부는 전국 모금을 진행하지 않기로 한 총회 결의가 있어 협조할 수 없다고 답했으며, 2021년 6월 총회 차원에서 500만 원을 지원한 바 있다. 순교영성훈련센터는 완공됐지만, 야월교회는 건축 부채로 2억 여원이 남은 상태라고 알려졌다.

순교기념관을 둘러보는 안영로 목사(우)와 심재태 목사.
또한 안영로 목사의 헌금 중 3000만 원은 야월교회 순교기념관 리모델링에 사용된다. 2009년 9월에 준공된 순교기념관 내부에 여유공간을 인테리어해, 호남선교에 헌신한 유화례 선교사(플로렌스 선교사·Florence E. Root)의 생애와 업적 등을 소개하는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유화례 선교사(1893~1995)의 영향으로 25살 신학을 시작한 안영로 목사는 "1978년 미국으로 돌아간 유화례 선교사님을 만나러 10번이나 미국에 방문했고, 관련 저서를 영문으로 번역해 가져가기도 했다"라며, "목사가 되지 않으려 한 사람을 목사 되게 하고, 나와 부인을 양아들·딸로 삼아주신 은혜에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야월교회 순교기념관에선 한국선교, 호남지역의 기독교역사, 일제 탄압과 한국교회, 한국전쟁과 야월교회, 기독교고서 자료실 등을 관람할 수 있으며, 최종한 원로장로 등이 안내를 맡고 있다.


최샘찬 기자

순교기념관을 둘러보는 안영로 목사(우)와 심재태 목사.
야월교회 순교기념관.
야월교회 순교영성훈련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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