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공동체 교회 상상해보기

[ 주간논단 ]

전규택 목사
2022년 05월 17일(화) 08:10
현대인들은 이전에는 비정상적으로 보였던 현상이 점차 보편적인 현상으로 바뀌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를 '새로운 표준', '뉴노멀'이라 부른다. 이런 시대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한국교회가 처한 현상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교회는 급속한 쇠퇴 현상을 보인다. 둘째, 한국교회 선교(전도)는 변곡점을 지나 불확실한 미래를 향하고 있다. 셋째, COVID-19 이전과 이후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뿐 아니라, 더한 재앙이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과거를 성찰하고, 현재를 바로 직시하며, 미래를 지향하는 사역 방향을 잡아야 하는 시점에 있다.

변화하는 시대의 사역 방향으로 총회의 목회 지향점 중 '마을 목회'를 돌아보려고 한다. '마을 목회'는 지역사회와의 접촉점을 찾으려는 시도로, 교회와 지역사회, 복음과 지역사회를 잇는 긴밀한 연결고리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좋은 주제였다. 교회 안에 갇히는 복음이 아닌, 지역민들의 삶과 함께하는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었고, 작은 교회들도 지역사회에 동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지역사회에 관한 관심에서 시작하여 그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다만 회기가 바뀔 때마다 이 좋은 주제의 동력이 상실되어 가는 듯하여 안타까운 마음이다. 지속성과 영속성을 가지지 못하고, 하나의 슬로건이나 일회적 행사로 진행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총회에 있는 여러 교회가 다양한 방법으로 '마을 목회'를 시도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기보다는 소수의 모델을 발굴하는 데 그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마을 목회'를 어떻게 지속적인 동력으로 만들 수 있을까? 첫째, 마을 목회를 총회 차원에서 개교회 차원으로 활성화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교수들과 전문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신학적인 기초를 다시 한번 정립하여 개교회들과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마을을 주도하는 '경제 공동체'로서의 마을 주도적 교회들을 모델로 세워 각 교회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작업이 꼼꼼히 진행될 때 마을을 위해서 자원을 개발·제공하고,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마을 공동체' 교회가 늘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인류는 위기를 맞을 때마다 항상 대안 공동체를 찾아 왔다. '마을 목회'를 통한 '마을 공동체 교회'가 그 대안이 되는 사회를 상상해본다. 더는 교회 성장과 프로그램을 위해 포장된 선교, 섬김이 아니어야 한다. 마을 공동체 교회는 지역사회가 필요한 실제적 필요를 들으려 노력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순수한 섬김을 보여주고, 모든 열매는 교회가 아닌 지역 주민과 기관으로 돌린다. 마을에는 교회와 지역사회가 만나는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들려질 것이다. 그리고 복음은 자연스럽게 생명력을 가지고 심어질 것이다.

교회가 마을의 중심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져,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확장하는 선교적 삶의 열매를 회복해 가기를 바라본다.



전규택 목사 / 김포 아름다운교회, 환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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