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았다고 느껴질 때

[ 가정예배 ] 2022년 5월 21일 드리는 가정예배

김태수 목사
2022년 05월 21일(토) 00:10
김태수 목사
▶본문 : 시편 88편 13~18절

▶찬송 : 342장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힘들고 괴로울 때는 하나님께서 나를 버리셨다는 느낌이 들 때이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하지 못하고 큰 고난을 겪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시편 88편의 표제에 '마할랏르안놋'에 맞춘 노래라고 하였는데, 이 뜻은 '고통스러운 질병'이다. 시편 88편은 절망과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하나님께서 고난에서 구원해 주시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을 파멸하시는 것 같다. 무서움이 날마다 홍수처럼 나를 에워싼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 떠나갔고 어둠만 있을 뿐이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절대로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외면하지 않으신다. 그러나 우리는 살아가면서 하나님께서 나를 버리시고 외면하신다고 느껴 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 자신의 속마음을 다 드러내야 한다. 4세기 교부였던 요한 크리소스톰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기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느끼는 고통을 주님과 함께 나눈다면 분명 확신과 위로를 풍성하게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기도는 하나님께 자신의 속마음을 정직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 괜찮은 척하지 말자. 하나님을 원망해도 괜찮다. 관계가 회복되려면 속에 있는 마음을 나눠야 한다. 욥은 알 수 없는 고난을 겪었을 때 처음에는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하나님을 찬양하였다. 그러나 고난과 자신을 향한 비방이 계속되자 욥은 과연 하나님은 옳은 분이신가 의심하였다.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쏟아낼 때 하나님께서 욥을 만나주셨다. 룻기에서 나오미의 가족은 더 잘살기 위해 고향 베들레헴을 떠나 이방인 땅인 모압으로 이사하였다. 그러나 나오미는 모압 땅에서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빈손으로 다시 고향 베들레헴으로 돌아왔다. 나오미는 자신을 나오미라고 부르지 말고 마라라 부르라고 하였다. 나오미라는 뜻은 '즐거움'이지만, 마라의 뜻은 '괴로움'이다. 나오미는 괜찮은 척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불행에 집중하지 않고 하나님께 집중하기 시작했다. 만약에 나오미가 모압 땅에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잘 살았다면 하나님을 찾지 않았을 것이다. 나오미의 기도가 응답되지 않으므로 오히려 나오미는 하나님을 진정으로 만날 수 있었다.

우리의 기도가 응답되지 않을 때 그래서 하나님께서 나를 버리셨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하나님께 우리 자신을 정직하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시139:23,24). 응답받지 못하는 기도는 우리 속에 숨어있는 은밀한 죄악들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만약에 우리의 모든 기도가 다 응답을 받는다면 우리의 기도 속에 들어있는 은밀한 욕망들을 발견할 수 없다. 오히려 영적인 교만에 빠져서 마치 자신이 하나님이 된 것처럼 행동할 수도 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우리의 속마음을 다 드러내고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시고 회복시켜 주신다. 하나님께 버림받았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우리의 신앙이 올바른 신앙으로 나아가는 기회가 된다.



오늘의기도

하나님께 버림받았다고 느껴질 때 괜찮은 척하지 않고 정직하게 우리의 마음을 고백해 하나님을 진정으로 만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태수 목사/영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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