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이단성-사이비' 교단별 규정 용어 통일 필요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 협의회, 인터콥 관련 정보 교환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2년 05월 08일(일) 20:31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이단대책위원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교단별 혼선을 피하기 위해 '이단 규정 용어'를 정리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각 교단이 규정하고 있는 표현과 이에 대한 의미의 차이로 인해 성도와 교회가 혼돈하지 않도록 이단 규정 용어를 통일하자는 움직임이다.

8개교단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회장:유무한 사무총장:유영권)는 지난 6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2022년 제2차 모임을 갖고, '이단-사이비-이단성' 등 '이단 규정'을 3단계로 단순화함과 동시에, '참여·교류금지-참여자제-예의주시' 등의 용어는 이단 규정이 아닌 '조치사항'으로 사용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단 규정 용어 통일이 필요한 이유로 협의회 사무총장 유영권 목사(합신)는 "한국교회의 이단 규정 표준 제시와 평가를 주제로 논문을 쓰는 중, 최근 기성 총회가 한 단체에 대해 '경계집단'으로 결의했는데, 이 표현의 의미를 질의하니 헌법상 이단성이 있다고 보는 단계였다"라며, "이단은 '이단'으로 규정하고, '이단성'은 이단적 요소가 있지만 조사가 충분치 않거나 당사자가 수정할 용의가 있어 한국교회가 기다려줄 필요가 있을 때의 규정이다. 이단과 이단성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무영 목사(기성)는 "(기성 총회는) 헌법상 '이단-사이비-경계집단'으로 이단을 규정하고, 헌법 규정은 아니지만 '예의주시'까지 4단계로 갖추고 있다"며, "이단·사이비에 대한 판정 기준이 교단별로 다른 것 같은데 통일성을 가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는 2021년 5월 제115년차 총회에서 한 선교회에 대해 '예의주시'에서 '경계집단'으로 교단 결의 사항을 변경한 바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의 경우 '이단-사이비-이단성-참여금지-참여자제-이단옹호언론'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고신 총회는 '이단-이단성-사이비-불건전단체'로 규정하며, '참여금지-참여자제'를 조치사항으로 적용 중이다.

8개교단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는 결의기구가 아닌 정보와 의견을 교류하는 협의회 성격의 모임임을 감안해, 각 교단 이대위에서 논의 후, 6월에 다시 모여 정확한 이단 규정 용어와 조치사항 등을 정리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협의회에서 '현재 논란 중에 있는 논제에 대한 자유 논의' 안건을 다루며 '인터콥'에 대한 각 교단의 결의 정보를 나눴다. 협의회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이대위원장 유무한 목사와 합동의 서한국 목사, 합신 유영권 목사, 기성 이무영 목사, 고신 서영국 목사 등 5개 교단의 이대위원장이 참여했다.

인터콥에 대해 협의회장인 유무한 목사(통합)는 "통합 총회는 지난해 106회 총회에서 '예의주시 및 참여자제 유지'에서 '참여금지 및 예의주시'로 변경하는 안이 상정됐으나 총회 석상에서 부결됐다"고 설명하며, "참여자제 상태로 1년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기성 이무영 목사는 "기성 총회는 인터콥을 '예의주시' 단계로 3년 정도 규정해왔다. 지난번 인터콥 최바울 씨가 눈물까지 흘리며 '잘못했다고 고치겠다'고 했지만, 지난해 조사 결과 개선점이 보이지 않았다"라고 주장한 후, "그래서 지난 총회에서 헌법이 정하는 이단성 단계인 '경계집단'으로 규정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인터콥에 대해 '참여금지 및 교류금지'로 규정 중인 합신 총회의 유영권 목사는 "각 교단이 인터콥에 대해 단호하게 규정하지 않은 이유는 최바울 씨의 '고쳐보겠다, 수정하겠다'는 말 때문이었다"라며, "이번에도 최 씨가 '수정하겠다'고 한다면, '이제까지 교단이 지도한 대로 수정하라, 그렇다면 더 이상 규정할 이유가 없다'라는 논리가 좋아 보인다"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인터콥을 '심각한 이단성이 있는 불건전한 단체'로 규정한 고신 총회의 서영국 목사는 "한국교회총연합은 2021년 1월 인터콥에 대해 '불건전 단체로서', '반사회적 행태를 보인다'는 용어까지 사용하며 모든 교인들의 참여를 제한하고 금지할 것을 회원교단에 요청한 바 있다"라며, "한국교회 연합단체인 한교총의 표현도 참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에서 협의회장 유무한 목사는 8개 교단이 이단 문제에 대해 "중지를 모으자"며 협력을 요청했다. 지난 4월 29일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가 주최한 '인터콥 이단성 특별기자회견'에서 발제한 서영국 목사(고신)에 대해 유 목사는 "인터콥에 대해 통합측은 '예의주시'로 규정인 상태인데 '이단성'이란 이름으로 기자회견이 개최됐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 협의회의 한 회원으로서 무게감도 있는데, 언론에 공론화되고 한국교회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앞으로 협의회가 힘을 갖고 일하기 위해 협력해 달라"라고 말했다.

한편 8개교단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가 백석대신 총회와 예성 총회를 포함해 10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 협의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협의회에 모인 각 교단 이대위원장들은 대한예수교장로회(백석대신)총회와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총회의 참여 요청에 동의했으며, 전체 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칙에 따라 불참한 위원들에게 온라인 상으로 동의를 받고 진행하기로 했다.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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