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회 총회, 자비량 목회 허락할까?

106회 헌의안, 정치부로 이첩돼 논의 중
27일 자비량목회연구위와 간담회 갖고 전향적 방향 모색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2년 04월 29일(금) 13:07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요청되는 교회의 공적 역할에 부응하는 새로운 목회 유형의 개발과 지원을 준비하기 위해 먼저 교단 총회가 자비량 목회를 인정하는 목회 유형의 하나로 허락해 주시기를 헌의합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6회 총회에서 헌위위원회 보고로 정치부로 이첩된 '자비량 목회(이중직)' 헌의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총회 정치부(부장:김성철) 제1분과와 국내선교부 자비량목회연구위원회(위원장:홍정근)는 지난 4월 27일 간담회를 갖고 변화하는 목회 환경과 선교적 상황을 분별해 목사직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는 전향적인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자비량 목회의 필요성에는 대부분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이후 발생할 문제점의 보완과 대책 마련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치부 제1분과장 이현세 목사는 "이중직에서 용어를 바꾼 자비량 목회와 관련해 수년간 신학적 연구도 마쳤고, 자료적으로 충분히 검토돼 총회에서도 이 사안을 허락해야 한다고 인식하지만, 허락될 경우 발생할 문제점에 대한 대응책은 조금 부족하다"며, "제107회 총회에서 자비량 목회를 허락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보완해 나가자"는 입장을 밝혔다.

자비량목회연구위원장 홍정근 목사는 "자비량 목회는 자립대상교회 목회자 생활 안정화를 이루고 추락한 목회자들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데 일조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이고 새로운 선교사역의 동력이 되도록 방향성을 두고 있다"며, "실제 총회에서 자비량 목회를 통과하면 자비량 목회자들을 지도하고 관리하는 노회 내 지도위원회 구성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참석자들은 자비량 목회 허락에 따른 시행 방안과 호칭 등의 명확성, 평신도들이 느낄 존경받는 목회자의 정체성 혼란 등을 우려하며 향후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총회가 자비량 목회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수년간 지체하며 확정하지 못했지만, 목회 현장은 이미 자비량 목회가 활성화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노회 내 자립대상교회 목회자 뿐만 아니라 신학생들 또한 자비량 목회를 통한 사역 방안을 고민하면서 미래목회의 방향성 설정과 준비는 더욱 중요해졌다. 실제 지난 2020년 총회 교회개척 훈련을 수료한 114명의 목회자 중 31명 (27%), 2021년 개척훈련 수료자 72명 중 24명(33%)은 이미 자비량 목회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105회기 내 본교단 목사 장로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비량 목회 관련 통계조사에서 78.5%의 응답자는 자비량 목회를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앤컴리서치가 실시한 예장 통합, 예장 합동 목사 400명을 대상으로 한 '이중직' 관련 통계조사에서도 79.5%의 목회자들은 이중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은 본교단에 앞서 이미 자비량(이중직) 목회를 허락해 시행 중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는 조건부로 이중직을 허락했다. 목회자가 생계, 자비량 목회 등의 사유로 소속 노회의 특별한 허락을 받을 경우 예외적으로 이중직이 가능하다. 합동 총회는 현재 이중직지원위원회와 교회자립개발원에서 지속적으로 관련 시행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도 2016년 목회자의 조건부 자비량(이중직) 목회를 허락했다. 자립대상교회는 1년 교회 경상비 예산 3500만 원 이하로 규정하고, 담임목사가 자비량 목회를 원할 경우 해당연회 감독에게 직종, 근무지, 근무 시간 등을 서면으로 신청해 허락을 받게 했다. 예수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한국침례회, 기독교대한하니님의성회 총회도 이중직을 허락했으며,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이중직 금지 규정이 없어 목회자가 원할 시 이중직이 가능한 상황이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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