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목사

[ 목양칼럼 ]

정복돌 목사
2022년 05월 04일(수) 08:23
목사는 복음을 전하는 자다. 바울이 증언하듯 주께로부터 받은 주의 복음을 전하는 자다. 내 것을 전하는 자가 아니다. 주께서 충성되이 여기셔서 맡겨주신 복음을 전하는 자다. 맡겨주신 복음을 생명을 바쳐 전해야 한다.

그런데 복음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 생명을 바쳐 복음을 전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를 못하는 것 같다. 모름지기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살아가는 자여야 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복음을 전하는 목사가 줄어들고 있다. 설교는 열심히 하는데 복음은 잘 들리지 않는다.

노회 행사에 많이 참석했다. 그런데 언젠가 설교를 듣던 중 문득 복음이 들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훈은 많은데 복음이 없었다. 다음부터 귀담아 설교를 들어 봤다. 역시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 '충성해라', '봉사 잘 해라', '기도 많이 해라' 등 무엇을 하라는 교훈은 참 많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 대한 증언은 거의 없다. 설교에 복음이 사라지고 있었다.

인터넷 설교도 들어 보았다. 재미있다. 유익한 말도 많다. 역시 교훈도 많다. 다시 들어 보아도 재미있다. 그러나 역시 복음이 분명하지 못한 것은 다르지 않았다. 복음을 전하려는 것 보다 유익한 말, 재미있는 말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성도들도 대부분 복음을 잘 모른다. 복음이라는 말은 잘 안다. 그러나 무엇이 복된 소식이며, 왜 기쁜 소식인지에 대하여는 제대로 된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설명하면 그것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러나 복음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모르는 이 없다. 부활하신 주님을 모르는 자도 없다. 교회 안에 머물러 있어야 구원을 받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이 점점 희미해 지고 있다. 그러니 성도들이 복음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기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교회가 복음을 잃어버렸다. 설교에서 복음이 선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복음이 없는 설교를 듣는 성도들도 당연히 복음에 자신이 없고, 복음에 자신이 없는 성도가 모인 교회는 복음을 잃어버린 교회가 될 수 밖에 없다.

교회가 힘을 잃어 가고 있다. 왜 그럴까? 초대교회는 로마의 박해에 당당하게 맞섰고, 순교로 저항하였다. 한국의 초대교회는 일본에 저항하여 대한민국을 회복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지금의 성도보다 훨씬 적은 성도 수를 가지고도 말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가 무너져 간다고 한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다고 한다. 같은 한국교회인데 무슨 차이일까? 이유는 복음이 제대로 선포되었던 초대교회와 복음이 희미한 현재 교회의 차이일 것이다.

복음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복음 이외의 것은 모두 제거되어야 한다. 복음이 없는 교회는 이미 존재의 의미가 없다. 복음을 선포하지 못하는 설교자 역시 설교자로 남을 이유가 없다. 설교에 복음이 회복되어야 한다. 그때 성도가 복음을 분명히 알게 될 것이고, 복음으로 충만한 교회가 될 것이다.

정복돌 목사 / 대구 평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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