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 Y칼럼 ] 김희수 청년 ①

김희수 청년
2022년 05월 04일(수) 14:12
대학원 마지막 학기에 접어들면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시기를 보냈다. 졸업 논문과 대학원 졸업 이후의 진로, 주님의 은혜로 섬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여러 직분들을 감당했다.

사실 대학원에 합격하고 여러 직분이 주어졌을 땐 내 능력으로 얻어낸 것이 아닌 주님의 은혜임을 고백하고 감사했다. 하지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삶은 바빠졌고, 감사는 점차 사라졌다. 고단한 삶 속에서 하루하루 주어진 일들만 간신히 감당해내는 급급해진 내 모습만 발견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하나님과 함께 하고자 다짐했던 삶 속에서 하나님은 일과 공부에 뒷전으로 밀려났다.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청년'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이전에 비해 주님과 멀어진 나 자신을 발견할 때면 '지금 내가 똑바로 가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만이 마음 깊이 자리 잡았다.

그러던 어느 주일, 산만하고 분주하던 내 마음을 일깨워주신 담임목사님의 설교 메시지가 다시 한번 정확히 귓가에 메아리 쳤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세계가 아닌, 보이지 않는 세계에 의해 지배당하고 움직인다. 사람을 통치하는 영은 하나님의 영과 악한 영 두 가지가 있다. 나는 지금 누구의 통치를 받으며 살고 있는가?" 목사님의 이 물음에 고개를 떨구었다.

그간 보이는 세상이 가져다주는 상황과 환경에 사로잡혀 보이지 않는 영적세계가 있음을 잊고 지내왔기에 주님을 더 가까이할 수 없었고, 마귀가 주는 죄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다. 어쩌면 뿌리쳐야 한다고 느끼지 못한 채 삶에서 나타나는 나쁜 마음, 죄악된 행동들을 합리화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여 왔던 것이다.

그날 이후 이전의 삶을 회개하며 마음의 중심을 다잡기로 했다. 보이지 않는 세계, 즉 영적 신앙생활을 삶의 최우선으로 두기로 했다. 비록 삶의 환경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바쁘고 분주한 일상과 피로로 가득하지만 마음과 자세를 달리했다. 주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고, 더 이상 상황과 환경이 내 마음의 중심을 흔들 수 없도록 더욱 단단히 했다. 하나님의 통치를 받은 나는 오늘도 그분의 은혜로 살아간다.

김희수 청년 /항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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