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은 곧 새로운 기회

[ 울타리넘는문화심기 ] CCC의 찬양선교팀 '노아더네임'의 새로운 시도

이재윤 목사
2022년 04월 20일(수) 10:00
오늘날 교회의 대표적인 문화중 하나로 자리잡은 CCM(Christian Contemporary Music)은 본래 '음악은 오늘의 것으로, 메시지는 영원한 것으로'라는 모토를 갖고 있었다. 1970년대 미국은 전통적인 가치관이 여러 가지 면에서 혼란에 직면하며 젊은이들은 갈 곳을 잃은 상황이었다. 히피운동, 반전운동 등에 젊은 세대들이 매력을 느끼게 되었는데 그 와중에 새로운 방식으로 예수를 따르는 문화운동이 있었으니 바로 '예수운동(Jesus Movement)'이라고 불리는 움직임이었다. 이것은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새로운 문화적 흐름이 되었다. 놀랍게도 시대의 위기가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CCM역시 이러한 흐름아래 당시의 새로운 음악으로 복음의 영원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시도였다.

오늘의 한국 교회도 여러 가지 면에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 수 십년간 해오던 사역들이 시대의 변화와 그에 따른 제약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예수운동'과 CCM의 탄생 사례에서 보듯, 제약과 결핍은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최근 대학생선교단체 CCC의 '노아더네임'(No Other Name)이라는 팀의 행보는 이러한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전통적으로 CCC의 음악선교부는 전국캠퍼스를 돌며 찬양집회, 전도집회 사역을 수십년간 활발히 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그 모든 것이 정지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학생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모이기를 선호하지 않는 시대적 변화로 인해 '전도집회'라는 형식자체가 예전만큼 효과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노아더네임'팀은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음향장비를 싸들고 전국을 다니며 직접 노래하는 방식 대신, 유튜브라는 새로운 채널을 통해 전국을 넘어 전세계에 복음을 전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발표되는 찬양영상을 제작하며 '노아더네임'팀은 선배세대와의 콜라보를 시도했다. CCC의 시니어급 선배인 김장생 목사, 이혜란 사모와 함께 찬양영상을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노아더네임의 대표인 박주영 간사는 '선배님들이 경험한 하나님의 이야기를 후배들과 나눈다면 분명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이러한 기획을 시도했다고 한다.

김장생 목사 역시 20여 년전 전국을 다니며 찬양전도집회를 했던 경험이 있다. 연100회 이상의 사역을 소화하며 많은 젊은이들과 함께 찬양의 문화를 만들어 나갔다. 현재는 CCC에서 해외선교팀장의 역할을 감당하며 찬양사역 일선에서는 한발 물러서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후배들과 함께 유튜브라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찬양사역에 동참할 수 있어서 매우 의미있게 느껴진다고 했다.

노아더네임 팀의 또 한가지 인상적인 부분은 멤버들이 대부분 자신들의 직업이 있는 자비량 선교팀이라는 사실이다. 방송국 PD도 있고 직장인도 있으며 학생도 있다. 과거 선교단체들은 풀타임 사역자들로만 이루어진 경우가 많았는데, 갈수록 사역의 환경은 척박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목회자의 이중직과도 궤를 같이 하여, 이렇게 자신의 별도의 생업을 가진 동역자들이 팀을 이루어 사역을 해나가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렇게 시대를 관통하여 선배세대와 후배세대가 힘을 합치고, 풀타임 사역자와 자비량 동역자가 마음을 함께 하는 이유는 복음을 전하기 위함이다. 특별히 유튜브라는 새로운 미개척지에서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전하기 위함이다.

요즘은 종교적 중립성이라는 이슈 때문에 일반 방송, 또는 공공장소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에는 제약이 많이 생겼다. 그렇다면 교회문을 닫고 교회 담장 안에서만 복음을 말해야할 것인가.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는 그렇지 않다. 얼마든지 자유롭게 새로운 방식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다.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예루살렘에 박해가 일어났을 때 비로소 복음은 온 세계로 퍼져나가는 계기가 되었듯이, 오늘 교회에 다가오는 많은 제약들이 오히려 하나님께서 펼쳐주시는 새로운 기회의 문으로 변할 수도 있으리라 믿는다.



이재윤 목사(기독교문화공간 나니아의 옷장 대표, 주님의숲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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