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신앙 내용을 우리 교회의 오늘의 말로 ... "

[ 알기쉽게풀어쓴교리 ] 6. 우리의 신앙고백 문서들(5) - '대한예수교장로회신앙고백서'와 '21세기 대한예수교장로회신앙고백서'

김도훈 교수
2022년 04월 13일(수) 05:58
오늘은 우리 신앙고백서 2개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와 '21세기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다. 전자는 선교백주년을 기념하여, 후자는 21세기의 다양한 교회의 상황을 반영하여 만든 문서다. 두 문서 다 우리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 선포한 중요한 문서다. 우리의 신앙과 상황과 정서를 그대로 반영한 문서이다.

1985년은 한국기독교 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해였다. 수많은 어려움과 난관 속에서도 은혜로 이어져 온 개신교 선교 100주년이 되는 해였기 때문이다. 이를 기념하여 우리 총회는 이듬해인 1986년에 '대한예수교장로회신앙고백서'를 발표하였다. 다음은 이 고백서의 진술 중 일부다. "우리 교회가 100주년을 맞는 이 역사적인 시점에 그간 우리 교회가 지켜 온 신조들과 총회가 채택한 신앙지침서 등을 골격으로 한 우리의 신앙 내용을 우리 교회의 오늘의 말로 정리하여, 보다 조직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우리의 신앙과 신학을 통일하고, 보다 조화된 신앙공동체로서 계속적인 전진을 촉진하고자 한다." 이 문서의 의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장로교전통의 중요 문서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하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신앙 내용을 우리 교회의 오늘의 말로 정리"하여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후 10여 년이 흘렀다. 우리 교회는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음을 주목하였다. 지구화의 문제, 과학기술의 발전, 정보화혁명과 사이버 세계의 확산, 디지털 혁명 및 생명공학의 발달, 거대한 환경파괴, 개인주의와 상대주의와 다원주의, 후기근대주의의 부정적인 가치들 등으로 나타나는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보았다. 이런 다양한 위기 현상에 직면하여 만들어진 문서가 바로 '21세기 대한예수교장로회신앙고백서'다. 이 문서의 의미는 "세계사적 도전과 이 시대의 징조들을 바로 읽고, 우리의 신앙과 신학의 방향을" 안내하려 했다는 점이다. 이 문서의 문제의식은 매우 날카롭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문제들이며, 앞으로도 지속될 교회를 향한 도전들이기 때문이다. 교회는 세상과는 분명히 다르나 여전히 세상 안에 있는 공동체다. 그러므로 교회는 교회의 본질적 기능과 사명을 상실하지 않으면서 사회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애써야 할 것이다.

이 문서의 의도는 에큐메니컬적 대화다. 그래서 이렇게 고백한다. "우리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면서 다른 장로교회들과의 일치운동은 물론, 다른 교회들과도 일치 연합하는 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이 시대가 요구하는 복음전도와 하나님의 선교에 정진해야 할 것"이라고. 사실상 대화는 타자에 대한 인식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확인작업이기도 하다. 정체성을 상실한 대화는 대화가 아니라 독백이고 획일일 것이다. 21세기 신앙고백서는 기존의 교회의 신앙정체성과 구속사적 관점을 잃지 않는다. 전통적 고백을 담고 있으며, 창조와 타락과 회복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에큐메니컬 대화를 염두에 두고 전개되었다. 추가적으로, 이 문서는 오늘날의 심각한 환경위기 속에서 하나님의 피조물인 자연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문서다.

이 문서의 중요한 특징은 코이노니아를 핵심 내용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문서의 곳곳에 등장하는 "생명의 교제로 부르시는 분", "죄로 인해 하나님과 인간과 피조물 사이에 깨어진 교제", "복음을 통하여 새롭게 창조된 하나님과 인간과 피조물 사이의 교제", "성령을 통하여 이 땅 위에 실현되는 하나님과 인간과 피조물 사이의 교제", "성도의 교제", "영원한 교제를 이루는 영생의 나라" 등의 언급들을 보면 이것을 잘 알 수 있다. 우리의 신앙고백서들에 대한 소개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려 한다. 간단하지만 이런 작업을 시도한 것은 우리의 신앙적 정체성에 대한 고백인 우리의 교리 문서들을 익히고 소중히 여겼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김도훈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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