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Quick) 서비스

[ 목양칼럼 ]

최상민 목사
2022년 04월 13일(수) 08:30
언젠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시는 집사님께서 복지시설 어르신들을 위해 택배로 선물을 보내주셨다. 이 분은 오랫동안 여러 농어촌교회와 복지시설을 돕는 분이다. 그런데 그 택배 겉포장 수신인에 '최타락 목사'라고 쓰여 있었다. 물건을 전해주신 택배 기사님이 웃으면서 사무실 직원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사무실 직원은 나에게 택배 물품을 보여주면서 웃었다. 나는 그 집사님에게 전화로 왜 하필이면 이름이 '타락'이냐고 물었다. 해석이 어색하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목사가 되라는 뜻에서 타락(他樂)이라고 나름대로 설명을 하였다. 그 설명을 들으니 기분 나쁜 이름은 아니었다.

그 집사님은 가끔 중요한 물건은 퀵서비스(빠른 택배)로 보낸다. 우리나라는 택배 물량이 매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쇼핑이 활발해지면서 택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전화로 물건을 주문하면 일주일 만에 받아 볼 수 있던 시절을 지나 요즘은 오늘 시켜서 오늘 받는 당일택배도 있다. 곧 드론 택배도 보편화될 거라고 한다. 요즘은 도시를 중심으로 이륜차나 경상용차를 이용한 '퀵서비스'가 있다. 몇 십 분 만에 물건을 받아보는 빠른 서비스이다. 택배의 핵심은 퀵서비스이다.

구약시대 아브라함은 퀵서비스의 모본을 보여주고 있다. 창세기 18장을 보면 아브라함은 나그네들을 위해 진심어린 퀵서비스를 실천한 사람이다. 2절에서 "그들을 보자 곧 장막 문에서 달려 나가"(hurried from), "영접하며 몸을 땅에 굽혀"(bowed low to the ground), 6절에서 "급히 장막으로 가서"(hurried into), "속히 떡을 만들라"(quick), 7절에서 "가축 떼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ran to), "급히 요리한지라"(hurried to prepare) 이상의 구절들을 보면 특히 아브라함의 동작을 나타낸 영어 동사를 주목하게 된다. 낯선 나그네를 대접하는 장면과 행동을 보면 어느 것 하나 느린 동작이 없다. 나그네를 접대하기 위해 서두르는 그의 동작에서 그의 따뜻하고 진실된 마음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그야말로 퀵서비스이다.

목회는 퀵서비스이다. 목회의 퀵서비스(QUICK SERVICE)란 무엇일까? 첫째, 질적인(Quality)서비스이다. 아브라함이 준비했던 고운 가루로 반죽한 떡, 기름지고 좋은 송아지, 엉긴 젖과 우유와 같은 최상의 재료가 목회를 아름답게 만든다. 둘째, 연합(Unification)이다. 아브라함이 나라와 민족,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공동체 의식과 정신을 가졌듯이 다양한 개성을 지닌 교회지체들의 연합과 공동체의식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해진 것 같다. 셋째, 상호적(Interaction)이어야 한다. 아브라함은 마음을 담아 물질을 나눴다. 보이는 실체의 교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의 교환이다. 마음의 교환은 일방적이지 않다. 넷째, 신뢰(Confidence)이다. 주는 자와 받는 자 간의 신뢰이다. 신뢰는 클라이언트에 대한 포용과 비밀보장이 중요하다. 다섯째, 친절(Kindness)해야 한다. 성경에서는 'kindness'를 주로 '긍휼'로 번역하고 있다. 친절과 긍휼은 교회공동체의 소중한 정신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긍휼을 입었으니 우리 또한 긍휼의 실천이 필요하다.

아브라함의 퀵서비스 정신을 부지런히 닮아가면서 아름다운 교회공동체를 만들어가자. 퀵서비스는 하나님을 즐겁게 교회를 아름답게 만든다.

최상민 목사 / 영송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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