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과 고정관념의 틀

[ 목양칼럼 ]

신현주 목사
2022년 04월 06일(수) 08:20
필자가 시무하는 교회는 오랜 역사 속에 세워진 교회이다. 역사가 길어 아름답고 좋은 전통이 있는가 하면 역사가 있는 교회 속에 나타나는 고전적인 관념들이 있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식이 다를 때 종종 이런 말들을 한다. 옛날에는 그렇게 안 했다는 것과 이것이 교회 전통에 맞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경험하지 않은 것과 자신의 지식과 정보가 다를 때 흔히들 하는 말들이다. 고정적인 시각과 틀은 새로운 창조성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제한된 복음을 담을 수 있다.

사순절이 되어 묵언의 영성 차원에서 새벽기도회를 묵상 자료집과 상징적 장식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설교는 전혀 하지 않는다. 십자가, 3가지 색의 촛불, 묵상기도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싱잉볼) 등 장식과 설교 없는 기도회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일들이기에 생소해들 하셨다. 어떤 이는 부정적인 말을 하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설명 후 진행된 사순절 묵언의 기도회는 코로나 상황에서도 많은 이들이 참여하기에 감사할 뿐이다.

다른 것에 대한 이해와 경험 그리고 수용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양한 인식의 차이가 큰 시대에 살고 있다.

교회 안팎으로 어느덧 우리는 양극화 시대 속에 담겨진 갈등과 반목이 지배하고 있는 환경에 처해 있다. 나와 다름으로 인해 갖는 배타적인 태도, 경계, 편견, 반목이 갈수록 심한 양극화를 만들고 있다. 편견(偏見)과 잘못된 정보로 인한 인식은 사람에 대한 수용과 이해성을 잘못 갖게 한다.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일 중에 화목과 연합 그리고 수용과 채움이라는 성숙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가 잘못된 정보와 편견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판단하는 일이 사랑의 완성과 수용의 미학(美學)을 만들지 못함을 알게 되었다. 기독교인들은 흑백논리(黑白論理)가 매우 탁월하다. 특히 목회자들과 중직자들은 더욱 그렇다. 약간의 다름과 차이는 악과 비판과 정죄의 대상으로 인식할 때가 너무 많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고 다른 이들이 말하는 것과 떠도는 정보는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익숙함이 너무 이런 것에 지배적이다. 그러기에 넓은 마음과 이해의 깊음과 생각의 높임은 예수님의 사랑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십자가의 사랑이 시작됐다. 이 시작은 우리의 부정적 생각과 고정관념의 틀을 벗게 하고 이해와 수용 그리고 너그러움, 선하게 보는 시각을 만들어 줄 것이다. 성숙한 생각과 편견 없는 모습은 주님의 기대이며 영광이다.

사순절 기간을 보내면서 우리는 십자가를 통해 주님이 편견 없이 모든 사람을 대하시고 어떤 실수와 죄도 수용하신 마음을 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신현주 목사 / 무극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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