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디한 글은 생명력이 짧다

[ 뉴미디어이렇게 ]

이종록 교수
2022년 03월 28일(월) 13:03
교회의 이야기는 사회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 적합한 언어를 통해 표현돼야 한다.
'퇴근 후 웹소설 써서 10억 원을 벌 수 있다고?' 이런 광고 문구를 그냥 지나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필자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유심히 들여다보고, 선전하는 물건을 구입했다. 책이다. 제목은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이다. 필자가 웹소설 분야를 잘 모르기 때문에 저자에 대해 아는 게 없고 별 관심도 없지만, 그 분야에서는 아주 유명한 사람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웹소설에 대해 강의한 것을 책으로 엮었는데, 주로 웹소설 작가 지망생과 신인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내용이었다.

저자는 '작가라는 단어를 꿈으로만 끝내지 마십시오'라며 독자들을 부추긴다. 물론 필자는 웹소설을 쓰기 위해 이 책을 구입한 것은 아니라 요즘 글쓰기 경향을 알고 싶어서, 그리고 그것을 비판적으로 교회의 글쓰기에 접목하고 싶어서 였다.

솔직히 이런 부류의 책에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기대를 안 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깔보았다. 처음엔 '교회 글쓰기가 웹소설 글쓰기와는 달라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는데, 경험 많은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책에 몰입했다. 이 책은 200쪽이 조금 안 되는 분량에 웹소설 작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거의 모든 유용한 정보를 아주 효과적으로 담아놓았다.

얼핏 생각하기에, 웹소설이 트렌드에 민감해야 할 것 같은데, '트렌드를 따라 쓴 글은 생명력이 아주 짧다'고 충고하는 것이 의외였다. 이 말도 인상적이었다. '조급함을 떨쳐버리고 글을 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여러분이 원하는 글, 여러분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을 믿으십시오. 아주 좋은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그가 하는 마지막 충고, '세상에 대한 관심을 잃지 말라'에도 전적으로 공감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회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보다 '교회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 정말 적합한 언어를 개발하는 갱신'으로 교회 갱신을 할 수 있음을 확신했다.

이종록 교수/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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