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지만 교회가 아닌, 교회에서 세상과 하늘을 '이음'하죠

시온성교회 '이음FORYOU'개관 ... 지역청년들을 위한 스튜디오로 공간 개방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03월 21일(월) 07:30
교회인 듯 교회 아닌 교회 같은 공간. 영등포노회 시온성교회(최윤철 목사 시무)가 교회인데 교회가 아닌 곳으로 교회를 꾸려냈다.

시온성교회는 지난 17일 교회 바로 옆 건물에 스튜디오 '이음 FOR YOU'를 개관했다. 이음포유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소통의 공간' '지역 청년을 지지하는 성장의 공간''문화적 콘텐츠를 만드는 공유공간''다음 세대를 위한 ALL Line 교육 공간'이다. 스튜디오 운영은 교회가 하고, 이를 전담하는 사역자도 있다. 그러나 굳이 말하지 않으면 '교회'는 보이지 않는다. 교회 문턱을 낮춘 것이 아니라, 애당초 '문턱'을 만들지 않은 것이다.

교회는 지난 2020년 교회 청년사역과 다음세대 교육을 위해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인 지금의 건물을 매입했다. 그러나 교회는 팬데믹 이후 모든 것이 급변하는 목회 환경에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고 '코로나19이후 교회공간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했다.

공간 컨설팅에 스페이스 아이 대표 오동섭 목사(미와십자가교회)가 협력했고, 건물 지하 1층 은 이음공간으로 2층은 교회학교 교육관으로 리모델링했다. 이 공간을 주일에는 청소년부, 청년부 예배와 모임을 위한 공간으로 주중에는 지역의 청년들을 위해 온라인 영상 콘텐츠 촬영과 실시간 온라인 방송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이음 FOR YOU'의 출발이다.

'당신의 꿈과 새로운 삶을 이어주는 쉼과 응원의 공간'. 이음공간의 존재 목적이다.

2인실과 6인실로 총 4개의 스튜디오는 소그룹 모임과 개인 영상 촬영, 실시간 온라인 방송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세트와 소품, 최신 촬영장비와 조명장비가 구비되어 있다. 온라인을 통해 예약할 수 있고 대관료도 저렴하게 책정했다. 꿈은 있지만 가난한 1인 크리에이터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무언의 응원이다. 4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음홀(HALL)에서는 강연과 모임 및 공연이 가능하고, 영상 촬영도 할 수 있다. 2층 교육관도 필요에 따라 언제든 공간을 대여하고, 영상 촬영이 가능할 수 있게 인테리어 했다.

이음포유는 '이음 채널'을 오픈하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콘텐츠를 모아 소식을 공유하고 지역사회와 소통할 계획이다. 개인 채널이 없어도 '이음채널'에 지역주민이라면 누구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코너를 신설, 소통할 수 있게 전폭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다.

시온성교회는 '도심 속의 고향 같은 마을 교회'을 지향하며 세밀하게 지역사회와 소통해왔다. "세상과 가장 가깝고 친하고 따뜻한 곳이 바로 교회"라는 최윤철 목사는 코로나19 이후 공동체문화보다 개인주의문화가 더 존중받는 '나노사회'에서 교회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 간 거리가 인위적으로 멀어지고 있는 이 때에 교회가 지역주민들을 연결해주는 네트워크로서 '만남의 플랫폼'역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음의 취지를 설명했다. 최 목사는 "교회가 부채를 안고 건물을 매입하고 부담스러운 공사비용을 들여 지역사회에 공간을 나누는 것은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다"면서 "교회만을 위한 교회가 아닌 세상을 위한 교회, 공공의 이익에 관심을 갖고 지역사회와 함께 하기 위한 교회의 공공성을 실천하기 위해서다"고 덧붙였다. 이음홀 카페에서 음료를 팔지 않는 이유도 그렇다. 교회 인근의 소규모 카페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교회의 섬김이었다. 실제로 이음공간이 공개되면서 지역의 카페들이 '경쟁상대'로 견제하며 긴장했다고 한다. '지역사회'를 위한 소통의 플랫폼을 자처한 '이음공간'은 음료를 판매하는 대신, 고객들에게 근처 카페에서 음료를 사오라고 권유한다. 그래서일까. 오동섭 목사는 "지역카페에서 이음 고객들에게는 10% 음료를 할인해주기로 했다"고 귀띔한다.

이음스튜디오는 지역사회와 청년들에게 다양한 문화활동을 제공하고, 청년문화의 중심지로서 발돋움할 비전을 품고 있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 아이는 스튜디오의 운영과 문화콘텐츠 공유 등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하기로 했다. "2026년부터 교회 인근에 청년·행복주택 900가구가 입주를 시작한다"는 오동섭 목사는 "1인 가구의 증가로 1인 미디어가 대중화되고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가 증가하는 추세에 장비 마련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이음스튜디오가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소비적 공간이지만 선교적인 관점에서 진실된 만남과 사귐의 공간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복음을 대중들에게 거부감 없이 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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