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헌금

[ 목양칼럼 ]

조민상 목사
2022년 03월 23일(수) 08:20
교회에 헌금 종류가 많은 것이 싫다. 그래서 최대한 단순화 했다. 특별 예배를 요청하면서 작정헌금을 요구하는 것도 싫다. 너무 많은 곳에서 비슷한 목적으로 행하기 때문이다. 총회나 노회에서 요구하는 한 주일 헌금도 잘 하지 않았다. 하라는 것을 다 하다보면 특별 헌금을 해야 하는 주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목사로서 성도들의 헌금에 대한 부담은 할 수 있으면 적게 하면서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십일조만 잘 해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담임목회를 한지 15년 동안 특별 헌금을 하지 않았지만 필요한 곳에는 일정 금액을 담당하여 책임지는 모습은 보여 왔다.

그런데 지난 해에 두 번의 특별헌금을 했다.

처음에는 선교사를 위한 헌금이었다. 우리나라에 돈을 벌기위해 C국에서 온 부부가 있었다. 원로목사께서 그들에게 복음의 열정이 있는 것을 아시고 신학교육을 시켰다. 다시 본국의 선교사로 파송하면서 그 나라의 신학교육도 받게 하였다. 그 나라의 목사가 되어 목회를 할 수 있었다. 우리 교회가 잘 도와서 교회도 크게 성장하였고, 40여 개의 교회를 섬기는 목사로서 활동하였다. 어느 정도 지나서 완전 자립을 선언한 성공적인 선교였다.

그런데 그 나라의 선교 탄압으로 인하여 그 목사가 교도소에 가게 되었다. 벌금도 우리나라 돈으로 1800만 원이나 물어야 했다. 가슴이 너무나 아팠다.

또한 미안마의 지방 소도시에서 사역하는 김모 선교사가 있다. 많은 선교사가 신변의 위협을 느껴 철수하였지만 선교지에 남아 열심히 사역하였다. 그러던 중에 딸이 다리가 아파서 걷지도 못하는데 한국에 돌아올 길마저 막막했다. 군용특별비행기만 이용할 수 있었고, 편도 항공료만으로도 사모와 아이들만 오는데 1000만원이나 드는 것이었다.

두 선교사의 사정이 가슴이 아파서 한 주간 특별헌금을 하자고 하였다. 3000만 원정도 헌금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5500만 원이나 성도들이 헌신하였다. 감사함으로 두 선교사님을 도울 수 있었고, 계속해서 섬길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코로나 팬데믹이 계속 되어 어려움을 당한 가정을 돕기로 했다. 교회 내에 50가정과 교회 밖의 150가정을 도울 생필품 키트를 10만 원 상당으로 만들고, 지역상품권 10만 원을 더하여 섬기기로 했다. 4000만 원이 들어가는 예산을 성도들이 2000만 원을 헌금하고 교회의 예비비로 나머지를 쓰기로 당회에서 결정했다. 놀랍게도 성도들이 5000여 만 원을 헌금하여 풍성하게 섬기면서 정말 어려운 가정을 100만 원씩 열 가정을 도울 수 있었다.

이 두 번의 계기로 나의 헌금철학을 돌아보게 되었다. 무조건 안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꼭 옳지만은 않았다. 주님의 마음이 있는 곳에 성도들이 어렵고 힘든 중에도 기쁨으로 함께함을 알았다. 그렇다고 자주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인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나라에서 선교하는 선교사님이 난민을 돕고 있어 요청이 왔다. 산불로 인한 피해도 엄청나다. 이번 주에 이 두 목적을 위해 다시 특별헌금을 광고했다. 다음 주일에 어떤 결과가 있을지 매우 궁금하면서 살짝 기대가 된다.



조민상 목사 / 구미시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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