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의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갑시다"

기후위기기독교비상행동 출범 1주년 기자회견 개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03월 16일(수) 18:11
기후위기기독교비상행동이 출범 1주년을 맞아 새 정부와 한국교회를 향해 기후정의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것을 촉구했다.

기후위기기독교비상행동은 16일 오전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기후정의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갑시다"라는 구호와 함께 1주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우리가 이뤄야 할 세상은 기후위기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정의로운 세상이다. 기후위기로 인해 삶의 터전이 무너져서 고통받는 이들이 생겨날 때 그들과 함께 하는 교회와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새로운 과제"라면서 "그리스도께서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하셨던 것처럼 우리도 이들 곁에서 정의롭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는 일에 나서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은 지난 2021년 3월 9일 한국교회가 사회와 정부에 올바른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 모인 개신교인들의 비상행동 단체다.

김현아 집행위원은 "우리는 한국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고 행동하게 하고, 한국의 모든 교회와 기독교 단체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구를 조직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며 또 국가와 국회와 정부가 정의 평화 생명에 기반한 기후위기 대응 법안을 만들고 시행할 수 있도록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면서 "지난 1년 동안 그러한 고민과 도전과 실천으로 달려왔고 앞으로도 더 많은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이 일에 함께 할 수 있도록, 또 정부가 할 일들을 제시하는 역할을 이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기후위기기독교비상행동은 새 정부를 향해 "기후위기는 이미 목전에 와 있다"고 경고하고, △핵발전이나 공학적 해결방식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가능성 있는 해결책을 선택할 것 △기업과 정부, 시민사회 전체가 함께 가능한 빨리 탄소중립에 도달할 수 있는 목표를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는 탄소 감축 로드맵을 만들어 낼 것 △기후위기로 삶의 터전을 잃거나 생계를 위한 수단을 잃어버리는 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만드는 일에 착수할 것 등을 요구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6차 연례보고서 2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씨로 막아낸다 할지라도 육상 생태계 전체 종의 3~14%가 멸종위험에 처하고, 도시인구 3억 5000만 명이 물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이에 대해 전남병 상임대표(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는 "생태계에 대한 인간의 특권은 지배하고 약탈하는 권위가 아니라 오직 가꾸고 보존하며 지켜나가야 할 특권 밖에는 없는데, 이것을 망각한 청지기직의 남용은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을 가져오게 된다"면서 "바로 기후위기의 수준이 아닌 기후붕괴를 경험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각 교단은 선교의 제일 목적을 기후위기 극복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교단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협의체를 만들고 실천방안을 마련할 것 △개교회에서 탄소 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교인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신학적 노력을 지속할 것 등을 요청했다.

"기후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일상에서 우울감과 상실감, 무기력의 감정으로 이어지는 청년들의 호소가 늘어나고 있다"는 한국YWCA연합회 유에스더 활동가는 "2020년에 태어난 아이는 1960년에 태어난 기성세대보다 2배의 산불, 3배의 흉작과 가뭄 및 홍수, 7배의 폭염을 겪어야 한다"면서 "이미 닥쳐온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은 이미 다음세대에 대한 비윤리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부의 올바른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기 위해서 수많은 활동가와 시민들의 연대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영경 집행위원(기후위기비상행동)은 "지난 대선에서 우리가 요구하는 기후정의라는 관점이 사실 사라졌다"면서 핵발전 비중을 30%이상 올리겠다는 새 정부 정책과 시장 경제 강화에 대한 공약 등을 우려하며, "앞으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시민과 활동가들의 목소리가 모아지고, 사회적 약자와 낮은 곳과 연대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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