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 이슈앤이슈 ]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22년 03월 17일(목) 23:39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마무리됐다.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은 물론이고 경제 문화 등 사회전반에 걸쳐서 유권자(국민)들의 삶의 질을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국가 운영 전반에 걸쳐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이고, 국민 입장에서는 곧 '나의 삶'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 그 행위가 투표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선거는 역대 선거와 견주어 볼 때 참여율이 높았다고 본다. 그만큼 새로운 대통령(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이 반영된 것이다. 당연히 당선된 대통령은 본인에게 한 표를 행사한 지지자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뜻을 잘 읽어서 국정을 살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대통령이 가져야 할 '책임감'이다.

"책임을 중히 여기는 마음"이라는 뜻의 책임감(責任感)은 태어나서 자라는 과정뿐만 아니라 오늘 이 시간까지 귀가 따갑도록 듣는 단어이다. "맡아서 행해야 할 의무나 임무"라는 뜻의 '책임'에, "어떤 대상에 대한 반응으로 나타나는 기분이나, 직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이라는 뜻을 가진 '감'의 합성어가 '책임감'이다. 또한 한자어 감(感)은 '느낌이나 생각'이라는 뜻도 함께 갖고 있다. 특히 일상에서 '감'이라는 단어는 "눈치로 대강 알아채거나 확인을 가질" 때 주로 사용한다.

정리하면 책임감은 "일을 맡은 사람이 눈치껏 알아서 주어진 일을 완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모든 사람에게는 주어진 직책이나 직위 그리고 다양한 호칭이 따라 붙는다. 직장인에게는 직책과 직위, 그리고 그에 맞는 역할과 의무와 함께 권리까지 주어진다. 또 가정 내에서는 아버지 어머니, 자녀의 위치가 주어지며 경우에 따라서는 할아버지, 할머니, 손자, 손녀, 삼촌, 고모, 이모 등등 다양한 가족관계의 호칭을 갖게 된다. 이 또한 각각의 역할과 의무가 있다. 그 호칭에 걸맞게 행동을 해야 대접받고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대통령을 비롯해 모든 위정자들도 다르지 않다. 대통령이 행정 수반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결국 국민들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며, 국회의원이나 또 각 부처의 장관들이 자신의 자리를 잘 지켜야 한다. 공무원들도 그렇고, 더 나아가 사회 구석구석에서 묵묵히 일하는 모든 직장인들도 그렇다. 주어진 역할을 잘 감당하라고 국민들의 세금으로 급여도 주는 것이고, 회사의 이익도 나누게 되는 것이다.

사회에서 주어지는 직책과 직위와는 별도로 사람이면 누구나 차별 없이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이름'이다. 이름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 이름에는 뜻이 담겨져 있기 마련이다. 작명하면서 그 이름에 걸맞게 살아갈 것을 기대하거나, 이름이 담고 있는 뜻 대로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구실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을 두고 "이름값도 못한다"는 핀잔을 한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을 두고 '기독교인(크리스천)'이라고 한다. 일반인들은 기독교인을 별도로 분리해서 칭한다. 때로는 "00이 기독교인이라면서", "그 사람이 기독교인이었어"라는 말을 듣는다. 기독교인은 일반 다른 사람과는 다른 특별한 모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은 기독교인 다운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기독교인'라는 이름에 맞는 분명한 '책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교회 내에서도 생각해 보면, 사회에서 직책이나 직위를 대신할 수 있는 교회적 용어로 '직분'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한다. '직분'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직무상의 본분" 혹은 "마땅히 해야 할 본분"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직위나 직책과는 의미가 차이가 있다. 수직적 관계이기보다는 수평적 관계의 역할과 본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지만, 해도 되는 것이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꼭 감당해야 할 역할(사명)이다.

기독교인은 기독교인으로서 품격이 있다. 그 품격은 외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나온다(사무엘상 16장 7절). 마음 깊숙한 곳까지 기독교인의 품격이 갖춰져 있다면 당연히 외적으로 품기는 모습도 기독교인의 모습이다(12절). 일반인들과 구별되지 않는 기독교인은 '기독교인'이라는 이름표에 대한 '책임감'이 없는 것이다. 기독교인은 오늘 이 시간에 '기독교인'이라는 호칭에 부족함이 없는 책임감을 느끼며 살아가야 할 때다.

박만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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