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미하는 학습법 실천 권유

[ 한권으로읽는신학 ] 1.지혜를 위한 교육 (Wise Teaching)

송남순 박사
2022년 03월 02일(수) 09:53
지혜를 위한 교육 (Wise Teaching)
찰스 멜처트 (Charles F. Melchert) 저, 송남순·김도일 역



찰스 멜처트가 쓴 지혜를 위한 교육은 철학적이며, 신학적이며, 성서학적이고, 그리고 교육학적인 깊이가 있는 책이다. 저자는 욥기, 잠언, 전도서, 외경인 집회서와 솔로몬의 지혜서, 그리고 4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지혜의 말씀들을 교육학자로서 개념적 틀과 전망을 가지고 본문들이 독자-학습자들에게 기대하는 교육적 관점이 무엇인지 질문하도록 하고 성찰하도록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독자라는 수동적인 표현보다는 독자- 학습자라고 표현하므로 단순히 읽는 것을 뛰어넘는 적극적인 학습자가 되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저자는 교육학에서도 '학습' 또는 '배운다'는 의지적 행위를 '교수,' 또는 '가르친다'는 개념보다 더 중요시 했다. 그러한 맥락에서 교육에 참여하는 자는 모두가 학습하는 자, 배우는 자로 이해하고, 교사도 교사-학습자라는 개념을 정립한다.

독자-학습자는 각 장의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도 성서적 학문성과 교육학적 연구를 함께 한 이 책의 심오함을 기대하고 매력을 느낄 것이다. 저자 멜처트는 최대한 고전인 지혜 문서의 본문들에 충실하면서 그 본문들 속에 나타난 그 시대 사회와 또 현대 사회에서의 교육 목회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므로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려고 노력했다. 그를 위해 각 장의 지혜문서에서 네 가지 기본적인 교육학적 질문들을 하면서 독자-학습자를 이끈다. 첫째 질문은 무엇이 가치 있는 학습인가? 둘째 질문은 어떻게 배우게 되는가? 셋째 질문은 왜 배우고 가르치는가? 마지막 질문은 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의 틀 속에서 교재도 주체가 되고 학습자도 주체가 되어 독자-학습자도 본문들을 읽고 질문하게 할 뿐만 아니라 본문들도 주체가 되어 독자 학습자를 읽고 질문하게 한다. 저자는 끝까지 교육이 무엇인지 하나의 서술된 답을 주기 보다는 계속되어지는 질문들 속에서 독자-학습자 또한 스스로 던지는 질문들 속에서 찾아지는 답을 갖기를 바란다.

특별히 저자는 잠언서에서 나오는 격언들은 독자-학습자를 다양한 응답에로 초대한다고 보여주며, 욥기의 부재의 현존에서는 욥의 성격의 전환점은 그가 사물을 다르게 보는 데로부터, 즉 얼굴과 얼굴을 대면한 만남에서, 현존(presence)을 느낀 데서 온 것으로 보여준다. 전도서를 통해서는 독자-학습자들이 "가게 하라" (let go) 의 방법에 대한 가르침을 얻는 것으로 말한다. 현자-스승-지혜인 선생 예수는 바로 하나님의 지혜이며, 행위와 말로서의 지혜, 체화된 성품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처럼 가르침과 학습은 단순히 사상과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의 품격과의 근본적인 관계가 있다. 이에 예수는 신학적 성육신처럼 교육학적 성육신을 몸소 보여주셨다" 라고 말한다. (p.406)

저자는 현대의 삶이 잘못 인도되는 것은 그냥 훑고 가는 경솔함, 서두름에 있음을 지적하고 책을 천천히 읽어 가는 것을 배우기를 바란다. 결론으로 저자는 가치 있는 학습은 살아가는 방법이기에 천천히 음미하는 학습법을 실천하도록 권한다. 특별히 성서를 읽는 것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배우기 위함이기에 성서 본문이 독자-학습자를 읽기 시작할 시간과 공간을 허용하는 가운데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도록 이 책은 초대한다. 과연 성서 본문이 독자-학습자를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제 여러분들이 이 책 속으로 들어가 독자-학습자가 되어 과연 지혜는 무엇이고 교육은 무엇인지, 교육목회는 무엇인지 깊이 사색하고 발견하고 체화된 독자-학습자가 되기 바라며 책 소개를 마친다. "귀 있는 자는 들을 지어다"

송남순 명예교수 / 캐나다 낙스칼리지



# 저자 소개

멜처트 박사는 선지자적인 현자-교사-학습자, 교실 안팎에서 열정적인 선생, 사려 깊고 창조적인 교육자, 너그러운 멘토, 깔끔하고 명료한 저술가, 교육이론가요, 탁월한 스토리텔러였다. 그는 루터교단에 속한 평신도 신학자였으며, 종교교육학자였고, 교회 성경 교사였고, 그리고 평생 교회 성가대의 대원이었다.

멜처트 박사는 1936년 미국 오하이오주 리즈빌 코너스에서 루터교 목사의 집의 4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고, 2019년 1월 펜실베니아의 랑카스터에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므로 지혜와 교육의 삶의 인생 여정을 마쳤다. 대학에서 드라마 전공 후 트리니티 에반젤리칼 신학대학원 (Trinity Evangelical Seminary)의 목회학 석사 과정에서 자신이 교육목회, 성경을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교육목회의 꿈을 가지고 예일신학대학원(Yale School of Divinity)으로 옮겨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하였다. 옥스포드와 런던대학교에서 교육철학을 연구하기도 하였으며, 평생 배움을 놓지 않는 교수-학습자로서의 삶을 살았다.

멜처트박사는 1966년에 콜게잇 로체스터 신학대학원(Colgate Rochester Divinity School)를 시작으로 기독교교육학의 교수 생활을 시작하였다. 캐나다의 뉴펀랜드의 메모리얼 대학교를 거쳐1976년 미국의 버지니아주의 리치몬드에 있는 장로교기독교교육 대학원(Presbyterian School of Christian Education, 현재 명Union Presbyterian Seminary)으로 옮겨 교육목회와 지혜문서등을 가르치며, 교학처장, 박사원원장 등을 역임했다. 1992년 풀타임 교수직에서 은퇴하고 그의 부인이 가르치고 있었던 랑카스터로 옮겨 계속해서 목회학박사과정에서 교육목회를 가르쳤다. 그 외에도 영국의 버밍햄에서 그의 저서 지혜를 위한 교육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1988년에는 한국을 방문하여, 여러 대학들과 신학교, 교회들을 방문하며 지혜서와 교육목회에 관해 열정적인 강의로 도전을 주었다.

멜처트박사는 깊고 넓은 철학적, 신학적, 성서학적, 교육학적 지식과 사고를 기반으로 그 시대 기독교인들과 교육자들에게 도전적인 선지자적 현자적 질문을 던졌다. 30여 년의 연구 끝에 집대성한 지혜를 위한 교육은 그의 유일한 단행본이다. 하지만 1972년부터 그는 최첨단을 찌르는 질문들을 교회와 신학교에 던지는 논문들을 여러 학문적인 잡지에 써왔다. 그 첫 논문은 "신학교육은 도덕적인가?" (1972)이며, 그 후 "교회는 정말로 종교교육을 원하는가?" (1974), "종교교육은 무엇인가?"(1977) 등등, 2006년 "교수와 학습에서 자아-속임 인지"로 계속되어졌다. 그의 또 다른 논문, "실천으로서의 이론들" (1983)이 보여주는 것처럼 교수나 교육이론은 실천되어져야 함과 자기 속임이 없는 정직한 교수를 강조했다. 그의 마지막 계획은 지혜를 위한 교육의 개정판을 내려고 했으나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옛 현자 선생들처럼 그의 생각과 저술은 그의 삶과 아주 일치했으며 교육목회에 선지자적으로 기여를 했다.



# 기독교교육학에서 찰스 멜처트 박사의 위치와 공헌

멜처트 박사는 나의 박사과정에 가장 중요한 학문적 여정을 의미있게 해 주었다. 그는 PSCE(Presbyterian School of Christian Education)에서 사라 리틀 교수와 같이 박사과정을 만들었다. 턱수염이 매력적이었던 그는 학생들에게 넉넉한 인품과 진지한 섬김, 그리고 촘촘한 학자적 집요함으로 깊은 영향을 주었다. 나는 리틀 박사와 멜처트 박사의 공헌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종교교육학회(REA)가 없었으리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그는 개신교의 교육과 유대교, 그리고 천주교의 교육을 연결시켜 일종의 통전적인 종교교육학을 이루려고 했던 학자이다. 그로인해 랍비도 종교교육학회의 회장 내지는 편집장도 지낼 수 있도록 하였다. 그는 조지 알버트 코우의 종교사회교육학적 입장을 가장 잘 실천하고 완성시킨 학자라고 볼 수 있겠다.

내가 장신대 교수로 부임하여 교부신학적 입장에서의 기독교교육을 가르치게 되었는데, 일차 자료가 부족하여 펜실베이니아에 계셨던 그에게 급전을 쳐서 자료를 요청하였을 때 그는 주저 없이 자료를 물색하여 며칠 동안 자료를 복사하여 급행우편물로 나에게 보내 주었었다. 나는 그의 사랑의 수고와 학자적 통찰을 잊을 수가 없다.

무엇보다 그는 성실하고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다. 평생 동안 송남순 교수와 사제지간의 연을 이어가며 협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나마저도 기쁨이 넘쳤던 기억이 있다. 그로 인하여 종교교육학회는 자리를 잡았고, PSCE는 경쟁이 치열한 학교들 가운데 기독교교육학적 위치를 공고히 하였다. 사라 리틀이 가장 신뢰하는 학자 중의 하나가 아마도 찰스 멜처트였으리라고 상상해 본다. 이번에 그의 역작 ‘지혜를 위한 교육’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게 된 것은 무척 감사하고 감동적이다. 모쪼록 평생을 기독교교육학에 몸바쳐 일하고 은퇴하신 찰스 멜처트 박사와 송남순 박사 두 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제 은퇴를 앞둔 나에게 이렇게 멋진 학자들의 학문적 여정을 돌아보게 해 주니 기쁨이 넘친다.

김도일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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