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위기, 제도와 신학 예전 문제 아니다"

한장총, 한국장로교 정체성 세미나서 박경수 교수 발제
'사람의 문제, 목회자의 문제'로 지적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2년 02월 23일(수) 14:28
"한국교회와 사회는 자신의 정체성이 분명하고 철저한 목회자를 요구하고 있다.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믿을 만한 목회자를 양성할 때 비로소 교회가 교회다움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지난 22일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신학위원회(위원장:박재필)와 한국장로교신학회가 주관한 한국장로교 정체성 세미나에서 발제한 박경수 교수(장신대)는 한국교회의 위기를 진단하며 참되고 신실하며 건강한 목회자는 교회 갱신에 필수이자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21세기 한국교회 목회자 위기 극복을 위한 고찰'을 주제로 발제한 박경수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예배 위축, 교회 제도와 조직의 결점, 교회와 사회의 배타적 관계, 개교회주의와 분파주의, 타종교에 대한 배타주의, 신학적 엄격주의나 혼합주의, 예전의 빈곤이나 부재 등 다양한 이유를 교회 위기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고 말하면서, 하지만 "교회 위기는 제도나 신학이나 예전의 문제라기보다는 사람의 문제, 특별히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목회자의 위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만약 한 사람의 목회자가 잘못된 선택을 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갈 때, 그 교회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그 충격은 한국교회 전체로 파급되어 교회 신뢰도와 호감도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안타깝게도 한국교회에서 한 사람의 목회자가 교회 내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으로, 목회자의 수준은 곧 그 교회의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된다"며, "한국교회는 어떤 자격을 지닌 사람을, 어떤 절차와 방법을 통해 목회자로 선발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16세기 제네바 교회의 목회자 선발과 훈련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우리의 실정과 비교해 관심을 모았다. 박경수 교수는 " 칼뱅은 목회자를 언급할 때 빈번하게 '참되고 신실한 목회자'라고 말하며 목회자의 가르침과 목회자의 생활이 일치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매우 강조하였다"고 소개하고, "'소명'과 '책임수행'은 목회자가 반드시 지녀야 할 두 가지 표지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제네바 목회자들에게 요구됐던 높은 도덕적 수준과 달리 목회자들의 성적 추문, 물질적 부정행위, 명예욕과 야망으로 인해 겪는 한국교회의 고통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진단하고 자신에게 반성의 질문을 던질 것을 제시했다. 그는 "한국교회에서 목회자가 되는 길이 너무 쉽고 넓고 편안한 길은 아닌지, 목회자 후보생의 영성, 인성, 지성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닌지, 목회자를 안수하는 예식이 너무 형식적이거나 무미건조한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지금 한국교회와 사회는 자신의 정체성이 분명하고 철저한 목회자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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