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 Y칼럼 ] 김주은 청년

김주은 청년
2022년 03월 02일(수) 15:26
어린 시절에는 때에 맞추어 한글을 떼고 구구단을 외울 수 있어야 했다. 청소년이 되어서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시험을 헤쳐나가느라 정신없이 보내는데, 목표는 꾸준히 공부해 4년제 대학교에 안전하게 입학하는 것이다. 취업이 잘 된다는 4년제 대학교에 입학해 이제 한시름 놓고 대학 생활을 즐겨보려 했더니 이게 웬걸, 끝이 아니었다. 내가 새벽 5시까지 공부하다 고개를 들면 옆 친구는 6시까지 하겠단다. 처음으로 '지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엉덩이 싸움으로 안 되니 고학력이 필요할 것 같아 대학원에 입학했다. 말 그대로 밤낮없이 실험하고 논문을 썼다. 이렇게 경주마같이 앞만 보고 달리는 생활이 끝이 나긴 할까?

다행히 적당한 나이에 회사에 입사했다. 내 명의의 차도 뽑았고, 부모님 선물도 해드릴 수 있다. 먹고 싶은 건 고민 없이 사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월급을 받는다. 이쯤 하면 사회에서 말하는 것은 웬만해선 다 이룬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왜 자꾸 공허한 것일까.

사회에서 말하는 속도와 정도에 계속해서 발맞추어 가다 보면 그 끝은 행복하기보다는 늘 불행하다. 내일이 걱정되어 불안하며 막막하다. 더 잘하지 못하면, 더 많이 벌지 못하면 실패자가 될 것만 같다.

내가 이제껏 그러했듯 많은 기독 청년들이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또 우리가 곧 어디로 갈 것인지 놓치며 살아간다. 그래서 이 땅에서 사는 100년의 인생이 전부인 것처럼 살며, 지금의 삶의 모양이 나를 정의하도록 내버려 둔다. 언제부터인가 청년들의 삶에는 활기와 기쁨보다 조급함과 우울함이 더 크게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직접 그의 숨을 불어 지어주신 우리는 이렇게 쉽게 평가될 수 있는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취업에 실패해 돈을 못 벌더라도 하나님의 단 하나뿐인 존귀한 자녀이며, 하나님의 형상이다. 하나님이 그렇게 지으셨다. 세상이 주는 거짓 메시지로 인해 우리 영혼이 불안에 잠기고 우울에 침식될 때 습관처럼 되뇌어 보자.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의 존귀한 자녀이며 하나님의 형상이다." 아마 같은 하루가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창세기 1장 27절)". 아멘.

김주은 청년 / 청주복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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